건설사 “한국인 힘든 일 기피… 외국인 없으면 공사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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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외국인 근로자 갈등]“한국인 임금 15%가량 높은데 그나마 기술자 부족해 구인난”

건설사들은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현장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건물 뼈대를 만드는 철근공이나 형틀목공, 콘크리트공 등 임금에 비해 노동 강도가 센 업무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기피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과 한국인을 합한 전체 건설 근로자는 152만4000명으로 추정된다. 실제 필요한 인력(139만1000명)보다 13만 명 많다. 하지만 한국인 건설 근로자만 따지면 131만 명으로 전체 수요보다 8만 명 이상 부족하다.

특히 한국인 근로자들은 임금이 높은 직종이나 도심에 가까운 현장으로 몰리고 있다. 건산연 조사에 따르면 임금 수준이 높은 용접공을 제외한 나머지 8개 직종에서 한국인 근로자 공급이 실제 일자리보다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하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타일, 인테리어, 골조 등 분야에 기술력이 좋은 한국인을 고용하고 싶지만 이들 분야에서 한국인 기술자 명맥이 끊기면서 인력 수급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도로나 철도, 항만 등 지방 현장에서는 한국인이 턱없이 부족해 서로 모셔 오려고 난리”라고 말했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외국인 노동자를 선호하게 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대형 건설사 마케팅팀장은 “한국인 비율을 높이면 그만큼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분양가를 올릴 수밖에 없지만 정부가 분양가 인상 폭을 제한하고 있으니 어느 건설사가 자발적으로 한국인 근로자 비율을 늘리려 하겠느냐”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건산연은 한국인 근로자 평균 임금이 외국인보다 약 15%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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