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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강력 규제에도…800여 명 몰려든 ‘가상통화 설명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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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강력 규제에도…800여 명 몰려든 ‘가상통화 설명회’ 가보니

김성모 기자 입력 2018-01-14 17:09수정 2018-01-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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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구조조정’ 올 것…시장에 맡겨야” 13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호텔의 한 행사장엔 800여 명이 빼곡히 앉아 있었다. 자리를 찾지 못해 뒤편에 서 있는 이들도 많았다. 20대 대학생부터 자녀와 함께 온 40대, 머리가 희끗한 60대까지 참석자 연령도 가지각색이었다.

이곳은 가상통화(가상화폐) ‘이오스’를 개발한 해외 블록체인 회사 ‘블록원’이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미트업(Meet up·설명회)을 여는 자리였다. 해외 블록체인 업체가 국내에서 이런 대규모 행사를 연 것은 처음이다. 개발팀이 등장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아이돌 가수의 팬 미팅 현장처럼 2시간 가까이 열린 행사 도중 투자자들은 수차례 환호를 질렀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드라이브에도 좀처럼 식지 않는 국내 가상통화의 투자 열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설명회 도중 수차례 환호성

다양한 국적의 개발자가 참여한 블록원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개발 진행 상황, 향후 사업계획 등을 설명했다. 개발팀이 “앞으로 이오스 코인 기술을 이용하는 회사에 10억 달러(약 1조6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히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이오스에 이미 투자했거나 투자하려는 이들에게 호재인 소식이었다.

블록원은 당초 참석자를 200명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신청자가 폭발적으로 몰려 8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날 행사는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지만 현장을 직접 찾아 개발자 설명을 들으려는 이들이 많았다. 조은하 씨(30·여)는 “아직 어떤 가상통화에 투자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며 “기술력이나 사업 진행 상황을 직접 보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블록원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서 가상통화 개발자들이 미트업을 수시로 열고 있다”며 “한국의 투자 열기가 뜨겁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오스는 지난해 12월 중순 국내 거래소 ‘빗썸’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초당 수백만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고 고객이 블록체인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게 장점. 이날 행사 기대감으로 이오스 가격은 코인당 1만3000원 안팎에서 2만 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정부 과도한 개입”


현장에서 만난 투자자들은 규제 일변도의 정부 방침에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정부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남 순천에서 온 정모 씨(54·여)는 “투기 위험을 경고하고 수익에 세금을 물리는 건 옳지만 거래를 막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30대 투자자는 “시간이 지나면 기술력이 뛰어난 코인만 살아남는 ‘코인 구조조정’이 올 것”이라며 “시장에 맡기면 된다”고 강조했다.

쉬는 시간에 투자자들끼리 블록체인 기술 등에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직장인 강용건 씨(33)는 “주식시장으로 보면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기업이고 코인이 주식인 셈”이라며 “투자자들이 무작정 뛰어드는 게 아니라 전망과 기술을 살피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런 시장이 없다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블록체인에 투자하는 사람도 적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연사로 나선 브록 피어스 블록원 파트너는 “한국은 정보기술(IT)과 게임의 메카”라며 “블록체인 시대를 이끌 동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모 씨(40)는 “정보 없이 주변의 추천만 듣고 투자하는 사람도 많이 봤다. 폭락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걱정했다.

김성모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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