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고정금리? 변동금리? 뭐가 유리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7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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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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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잇달아 정책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연 4.6%까지 치솟았다. 반면 2%대 주택담보대출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현재 총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어선 만큼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이자부담이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은행들이 금리 상승기에 편승해 대출 금리를 과도하게 올리지 않는지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은 18일부터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할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신규 주담대 금리(6개월 변동금리)를 15일 2.83~4.42%에서 18일 2.98~4.57%로 0.15%포인트 올렸다. 또 잔액기준 대출 금리도 2.83~4.42%에서 2.87~4.46%로 인상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신규 주담대 금리는 3.11~4.31%에서 3.26~4.46%로 0.15%포인트 상승했다. 잔액기준도 3.26¤4.46%에서 3.30¤4.50%로 인상됐다. 신한은행, 우리은행도 신규 주담대 금리를 각각 3.12¤4.43%, 3.17~4.17%로 올렸다. 하나은행도 신규 주담대 금리가 3.370%¤4.504%로 올랐다. 이로써 주요 은행들의 주담대 최저금리가 3%대에 진입했다.

앞으로도 한국 및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출 금리 상승은 계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속도다. 만약 금리상승의 속도가 빠르다면 변동금리 대출 가구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 변동금리 대출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은 72.7%다.

반면 금리가 천천히 오른다면 아직은 대처할 시간이 남아있다. 이 경우 신규 대출을 받을 때도 변동금리가 오히려 유리하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는 게 아니고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0.75%포인트 정도 낮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변동금리를 택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대출이 있는 고객은 10년 이상 장기대출일 경우 금리가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 따져보고 고정금리로 갈아탈지 여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금리 산정체계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리상승기에 편승해 대출 가산금리를 대폭 올려 이자마진을 챙기는 것이 아닌지 주시하겠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매주 은행들의 가산금리를 점검하고 인상 근거가 합당치 않으면 재조정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은행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가 내려갈 때도 대출금리 인하에 소극적이었다. 시장금리 인하로 자금조달 비용은 줄었지만 은행마다 개별적으로 산정하는 가산금리는 오히려 올려 잡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이 같은 행태가 이자 마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수익구조 때문에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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