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이야기]기상캐스터가 없어지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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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환 아시아하천복원네트워크 의장 대진대 교수
장석환 아시아하천복원네트워크 의장 대진대 교수
지난해 초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 흥미로운 사건이 있었다. 인공지능(AI)과 인간의 대결, 구글의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었다. AI가 승리했다. 빅데이터가 인간의 사고를 뛰어넘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1784년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이후 19세기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그리고 1969년부터 인터넷이 이끈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이 21세기를 관통하고 있다.

이는 로봇이나 AI를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되고, 사물을 자동적·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산업상의 변화를 일컫는다. 10여 년 전에는 들어보지 못한 AI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드론 등 AI와 정보기술이 기존 산업과 서비스에 융합될 것이다. 또 3차원(3D) 프린팅, 로봇공학, 생명공학, 가상현실 같은 여러 분야의 신기술과 결합돼 모든 제품·서비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을 지능화한다. 공학자인 필자도 새로운 변화를 이해하고 따라가기에 숨이 차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현존하는 비영리 국제기구 중 가장 영향력이 있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언급됐다. 지난해 1월 다보스포럼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의 이해’였다. ‘제4차 산업혁명’의 저자이자 다보스포럼의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바프 다보스포럼 회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고 일하고 있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혁명의 직전에 와 있다. 이 변화의 규모와 범위, 복잡성 등은 이전에 인류가 경험한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보기술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0년 AI가 180만 개의 일자리를 없애고 230만 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는 약 700만 개의 기존 직업이 사라지고 대체된다고 한다. 없어질 직업 중 하나가 기상캐스터다. 반대로 새로 생기는 유망 직업 중 하나는 지구온난화 및 기후변화에 대응할 ‘녹색직업군’이라고 한다.

전 세계 인터넷 검색엔진 1위는 구글이다. 인구 100명당 92명이 구글 검색을 사용한다. 매년 구글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검색어 상위 리스트에는 늘 ‘날씨’가 포함된다. 필자도 해외 출장을 갈 때마다 필수적으로 구글의 지도와 날씨의 도움을 받는다. 구글은 2014년 인공위성 제조 및 위성영상 서비스 전문 업체인 스카이박스를 인수하고 이후 위성을 7개나 발사했다. 이를 통해 실시간 위치기반 지도뿐 아니라 날씨 예보까지 무료로 서비스를 한다.

앞으로 전 세계 각 지역에서 AI가 예측한 정확한 날씨 정보를 각국 언어로 제공한다면 뉴스 보도 때 기상캐스터는 더 이상 필요 없을 수 있다. 출장이나 여행을 가기 전 가상현실을 통해 그 지역의 날씨를 미리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체험하는 것도 가능할지 모른다. 조금 느리게 살고 싶지만, 다음 세대가 아닌 우리 세대가 마주할 현실이다.

장석환 아시아하천복원네트워크 의장 대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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