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 父 “의대 목표 나영이, 수능문제 쉬웠다고…조두순 얼굴 꼭 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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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24일 0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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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조기 출소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조두순 조기 출소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2020년 12월 출소 예정인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65)에 대한 출소 반대 및 재심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조두순 사건’ 피해자인 나영이(가명)가 올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다.

나영이의 아버지 A 씨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에게 참 힘든 학창시절이었는데 그래도 (수능을) 의젓하게 잘 치렀다. (시험이) 쉬웠다고 하더라”며 나영이의 근황을 전했다.

A 씨는 “기죽지 않고 무사히 (수능을)치르고 왔다는 데 안도감이 든다”며 나영이를 향한 대견한 마음을 전했다.


앞서 올 여름 나영이가 자신과 같은 피해를 겪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에 A 씨는 “그 꿈은 본인 스스로도 약속한만큼 지키려고 노력을 했는데 그게 넉넉하지 않다는 걸 본인도 깨달았다“며 “너무 힘들고, 이 아이한테는 전쟁이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그간 나영이의 상황에 대해 설사병에 걸린 사람을 예로 들며 “생활하는 데 굉장히 힘이 든다. 아마 어제 수능보면서도 화장실을 가야 되는데 아마 못 가고 (시험을)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그렇게 힘들면서도 어떤 때는 컨디션이 안 좋으면 쉰다고 할 법도 한데, 한 번도 (학교를)결석한 적이 없다”며 “(나영이의)의지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진짜 의대를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나영이의 꿈을 지지했다.

한편 사건 당시 8살이던 나영이가 수험생이 될 정도로 시간이 흐른 만큼 조두순의 출소일도 약 3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A 씨는 “당시 법무부 장관께서 (조두순 조기 출소에 대한 대책을 마련에 대해)말씀 하셨고, 그걸 믿고 있었다”며 “그런데 그게 아직도 지켜지지 않고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정말 가슴이 찢어진다”며 심경을 밝혔다.

그는 “저 역시도 (조두순을)재판 때만 봤다. 이 사람이 출소됐을 적에는 옆에 와서 같은 자리에 앉아 있다 할지라도 몰라볼 정도로 변한 건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라며 “벌써 9년 아닌가. (조두순이)머리를 짧게 깎는다든가 염색을 한다든가 하면 어떻게 알겠느냐”며 조두순과 같은 범죄자의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저도 제 딸인지를 모를 정도로 아이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어놨다”며 끔찍했던 당시를 언급하며 “그렇게 잔인한 범죄자를 방치한다면 이건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미 처벌받은 죄목에 대해 다시 죄를 물을 수 없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조두순처럼 만기 출소하는 경우 재심이 불가하다. 때문에 전자발찌 부착 등과 같은 사후감독 외에는 조두순에 대한 별다른 제재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A 씨는 “이중처벌이네 이런 얘기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이번 기회에 이런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방안을 내놓는 정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A 씨는 “나영이가 그 전에 목욕을 가고 싶다고 해서 온천을 데리고 다녔다. 아마 모든걸 좀 씻어내고 싶었던 그런 마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잘 이겨내고 공부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는데, 앞으로 두팔 쫙 벌리고 용기 있게 하고 싶은 일 다 하면서 소원을 이루라고 꼭 빌어 주겠다”며 딸 나영이를 향한 애정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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