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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소총 무장-MDL 월선-南에 총격… 北, 정전협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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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소총 무장-MDL 월선-南에 총격… 北, 정전협정 위반

손효주기자 입력 2017-11-23 03:00수정 2017-1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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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 귀순 영상 공개] ● 장면 4, 총탄 퍼부은 북한 경비병들

‘앉아쏴’ 하려다 미끄러져 ‘엎드려쏴’로


황급히 되돌아가는 북한군 귀순 북한군을 뒤쫓던 북한군 추격조 중 한 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가 월경한 것을 인지하고 황급히 북쪽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13일 오후 3시 15분. 오모 씨가 탄 지프 차량을 쫓아온 북한군 3명은 오 씨가 지프차 운전석에서 내리자마자 총을 쏴대기 시작했다. 소총을 든 북한군 1명은 현장에 도착한 직후 상체를 바닥에 크게 부딪치며 ‘엎드려쏴’ 자세로 총격을 퍼부었다. 이 병사가 신속하게 사격 자세를 취한 것이란 얘기도 돌았지만 영상을 자세히 뜯어보면 ‘앉아쏴’ 자세를 취하려다 쌓여 있던 낙엽에 미끄러지면서 엎드린 것을 알 수 있다. 이 군인은 화면에 등장하는 북한군 추격조 가운데 유일하게 방탄복을 입었다. 급하게 뛰쳐나오느라 방탄복 버클을 다 채우지 못해 버클 일부가 덜렁거렸다.

판문각 방향에서 달려온 북한군 3명 중 2명은 AK 소총으로, 또 다른 1명은 권총으로 총격을 했다. 북측 초소 방향에서 달려온 또 다른 북한군 1명은 권총을 쐈다. 서서 권총을 쏘던 북한군이 엎드려 있던 이 군인을 밟는 바람에 넘어질 듯 휘청거렸다. 엎드려서 총을 쏘던 이 군인이 오 씨를 쫓아가려고 일어나다 뒤에서 총격 중이던 북한군의 총탄에 맞을 뻔한 모습도 보였다. 추격조는 ‘엎드려쏴’ ‘서서쏴’ ‘무릎쏴’ 자세로 총격을 퍼부었다. 40여 발의 총격이 지속된 시간은 12∼13초에 불과했다.

유엔군사령부는 “이번 사건에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총격을 가했다”며 “이는 유엔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북한군이 MDL을 직접 넘어와 총격하진 않았지만 총탄 일부가 MDL 넘어 남측으로 떨어진 만큼 MDL을 넘은 총격으로 결론을 내렸다.

북한군이 반자동소총인 AK 소총을 휴대한 것도 정전협정 위반이다. 정전협정 부속합의서에는 JSA 경비인원이 휴대할 수 있는 무기를 권총 1정 또는 수동식 소총인 보총 1정으로 제한하고 있다.

● 장면 5, 군사분계선 넘은 북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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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조 1명 남쪽 달리다 멈칫 방향 돌려


북한군 10여명 중무장 집결 북한군의 증원 병력이 확전 상황 등에 대비하려는 듯 김일성 기념비 앞에 집결하고 있다. 10여 명의 이들 북한군도 대부분 반자동화기인 AK-47 등으로 중무장하고 있다.

오후 3시 15분. 북한 귀순병 오 씨를 향해 총격을 퍼부은 북한군은 4명. 3명은 오른편에 모여서, 왼편 북측 초소에서 달려 나온 1명은 이들과 2, 3m 떨어진 곳에서 남쪽으로 총격을 퍼부었다. 총격 위치는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m 안팎 떨어진 북측이었다. 북한군 무리 3명 중 2명은 오 씨가 MDL을 넘자 사격을 중단하고 인근 건물로 몸을 숨기거나 북측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무리 3명 중 ‘엎드려쏴’ 자세를 취하며 소총을 이용한 조준사격까지 시도한 한 북한군이 문제였다. 이 북한군은 오 씨가 전속력으로 남쪽을 향해 질주하는 것을 보고 벌떡 일어나더니 오 씨를 쫓아 남쪽으로 엉거주춤 뛰기 시작했다.

총격이 이뤄진 곳 바로 옆에는 건물이 하나 있었다. 과거 북측 중립국감독위원회 대표단이 쓰던 회의장으로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MDL을 중심으로 건물 절반씩이 남북에 걸쳐 있다. 북한군은 이 건물 남측 부분을 넘어서는 곳까지 MDL을 월선했다. MDL을 넘은 건 정전협정 위반이다.

이 북한군은 남쪽으로 달리다 말고 멈칫했다. 동료들이 사라지고 총성도 더 들리지 않자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낀 듯 두리번거렸다. 이내 MDL 월선 사실을 인지한 듯 걷는 것도 뛰는 것도 아닌 속도로 북측으로 방향을 틀었다. 북측으로 돌아가면서도 잠시 우왕좌왕하다 건물 북측 뒤편으로 모습을 감췄다.

오 씨가 MDL을 넘은 지 2분가량 지난 오후 3시 17분 JSA 북측 구역 판문각 왼편의 김일성 친필 기념비 일대에는 소총으로 무장하고 방탄복을 입은 완전군장 상태의 북한군 12∼15명이 집결했다.

● 장면 6, 총격 40분뒤 귀순병 구출

부사관 2명 낮은 포복… 대대장이 엄호


귀순병 구출하는 한국군 한국군 경비대대원 2명(왼쪽 점선 안)이 귀순 북한군을 향해 낮은 포복으로 접근하고 있다. 대대장 권영환 중령(오른쪽 점선 안)은 옆에서 엄호 사격 자세를 취하는 등 현장 상황을 지휘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자유의집 왼쪽 낙엽 더미 위에 귀순 북한군 오 씨가 쓰러진 게 폐쇄회로(CC)TV로 확인된 건 오후 3시 43분. 10여 분 뒤인 오후 3시 55분, 남측 경비대대장 권영환 중령과 부사관 2명은 낮은 포복 자세로 오 씨에게 조금씩 접근하기 시작했다. 오 씨가 쓰러진 곳과 북측 초소의 거리는 100m가 채 안 되는 가까운 거리. 북측 초소에서는 증원된 북한 무장병력이 오 씨가 쓰러진 곳을 향해 소총을 겨누고 있었다. 군 관계자는 “실력 있는 소총수라면 동전도 명중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고 했다.

오 씨와 10m 안팎 거리를 두고 권 중령은 ‘엎드려쏴’ 자세로 바꿨다. 부사관 2명은 포복을 계속하며 오 씨에게 조금씩 접근했다. 권 중령은 두 부사관에 대한 엄호를 시작했다. 북한군이 부사관들에게 저격을 시도하는 등 이상 움직임을 보이면 곧바로 K-2 소총으로 사격에 나설 태세를 갖췄다. 그 사이 오 씨에게 접근한 부사관은 권 중령이 있는 곳까지 오 씨를 끌어냈다. 이후엔 세 사람이 함께 오 씨를 쓰러진 지점에서 20m 떨어진 안전지대로 옮긴 뒤 차량이 있는 곳까지 후송했다. 이 모습은 열감시장비(TOD)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앞서 일부 언론은 “구조 현장 TOD 영상에 대대장이 나오지 않는다. 대대장이 구조 현장에 없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권 중령은 가장 적극적으로 구조작전에 나선 3명 중 한 명이었다. 권 중령은 귀순 사건 이후 군 관계자들이 “대대장이 왜 직접 구조에 나섰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구조에 나선 시간은 후속증원부대까지 배치되는 등 곧바로 교전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가 끝났을 때였다. 여차하면 죽을 수 있는 곳에 부하들을 보낼 수 없었고, 지휘는 미 측 경비대대장이 하면 되니 내가 희생돼도 괜찮다고 판단했다.”

권 중령은 이번 작전에 대해 “북한군은 우왕좌왕했지만 우리 장병들은 제 지시에 따라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부하들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jsa#귀순병#cctv#총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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