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서 발견한 유골 은폐 논란…해수부, 담당자 보직해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2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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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월호 미수습자 장례식이 치러지기 하루 전인 17일 선체 내부에서 유골을 발견하고도 미수습자 가족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등에 알리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 사실을 모른 채 18일부터 장례를 치렀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유골발견사실을 숨긴 현장수습본부 담당자를 보직해임하고 본부 대기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세월호 선체수색 등을 담당하는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세월호 객실 내부에서 발견된 목재 등 내장재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 1점을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현장수습본부는 “해당 유골은 이달 17일 오전 11시 30분쯤 선체 외부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신원확인팀이 육안으로 확인한 것은 22일 오전”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현장수습본부 측이 17일에 이미 사람의 유골로 추정된다는 1차 감식판정을 받고도 이를 미수습자 가족과 선체조사위원회 등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장수습본부는 이제까지 1차 감식판정이 나오면 미수습자 가족과 선체조사위 등에 알려왔으며 언론에도 공개해 왔다.

선체조사위 관계자는 “21일 오후에 수습본부 관계자가 찾아와 ‘18일에 미수습자 장례가 예정돼 있어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면서 “해수부에 경위 파악을 요청했으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수습자 권재근 씨의 형 권오복 씨는 “유골 발견사실을 알았으면 18일에 장례를 치르지 않고 미뤘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이런 사실을 숨긴 것이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분들과 유가족분들, 국민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면서 “해당 책임자를 보직해임하고 본부에 대기하게 했으며 감사관실을 통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안산 단원고 교사 양승진 씨와 학생 박영인, 남현철 군, 일반승객 권재근 씨와 아들 혁규 군은 18일부터 장례를 치르고 20일 오전 발인을 마친 뒤 경기 평택시 서호추모공원과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에 각각 안치됐다.

세종=최혜령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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