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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김정은을 쓰레기라고 생각했지만…” WP, 탈북자 25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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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김정은을 쓰레기라고 생각했지만…” WP, 탈북자 25명 인터뷰

워싱턴=박정훈 특파원입력 2017-11-19 15:48수정 2017-11-2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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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노동신문
“제일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을 쓰레기라고 불렀다.”

최근 몇 년 사이 남한과 태국 등으로 도망 온 탈북자들은 3대 세습을 한 김정은에 대해 최악의 평가를 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특히 함경북도 회령시는 주민 70~80%가 마약을 하고 있다는 증언까지 나와 충격을 더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탈북자 25명 이상을 상대로 6개월 간 인터뷰를 진행한 뒤 이날 ‘김정은 정권 아래에서의 삶’이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은과 관련해 “북한정권에 의해 ‘위대한 후계자’로 추앙되는 그는 어느 모로 보나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꼭 닮은 잔혹함을 드러냈다”며 “그는 어느 때보다 더 엄격하게 나라를 봉쇄했고 국경을 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한 30대 탈북자는 “김정은이 사람이 우리의 새 지도자로 소개되었을 때 나는 대학교 2학년이었다. 나는 농담인줄 알았다”고 회고했다. 2013년 탈북 당시 대학생이었던 한 청년은 “다들 김정은을 쓰레기라고 생각했지만 제일 가까운 친구들이나 부모에게만, 그것도 그들이 같은 생각이라는 것을 알 때만 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회령시에서 탈북한 40대 남성은 “김정은이 해외 유학을 했고 젊기 때문에 북한을 개방할 것이라는 환상을 가졌었지만 그의 지배 아래에서 3년이 흐른 뒤 삶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북한 정권이 공포정치와 치밀한 감시체계라는 두 축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약상을 했던 한 탈북자는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이 고모부(장성택)를 죽이는 것을 봤기 때문에 그가 얼마나 무자비한지 알고 있다”며 “그래서 북한에서는 반란이 일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탈북자는 “보위부가 면책권을 갖고 어디에서나 활동하며 감시의 중추 역할을 한다”며 “모든 마을은 30~40 가구로 이뤄진 인민반으로 분할돼 있어 각 인민반 지도자가 주민들을 감시하고 서로 고자질을 하도록 독려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산주의 경제시스템은 사실상 붕괴됐고, 시장 중심 체제로 바뀌고 있다는 증언들도 나왔다. 탈북자들은 “주민들은 공장과 들판에 일하러 가지만 그들이 할 일은 거의 없고 급여도 거의 전무하다”며 “반면 민간경제가 활발하게 일어나 사람들은 집에서 만든 두부를 팔거나 마약 거래, 국경 또는 뇌물을 통해 입수한 소형 DVD 플레이어 밀매 등 각자의 방식으로 돈을 벌 방법들을 찾아내고 있다”고 증언했다.

북한에서 의사로 살았던 한 탈북자는 밀수로 생계를 유지했던 경험을 털어놔. 그는 “의사 월급은 3500원쯤 되는데 이 돈은 쌀 1kg을 사기에도 모자란 액수”라며 “주 직업은 밤에 하는 밀수였다. 나는 북한의 약초를 중국으로 팔았고 그 돈으로 가전제품을 북한에 수입했다. 전기밥솥, 노텔, LCD 모니터 같은 제품들이었다”고 토로했다.

회령시가 ‘마약 천국’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마약을 거래했던 탈북자(46)는 “회령 시에 거주하는 성인의 70~80%가 얼음(마약)을 사용했다”며 “고객 중에는 경찰관, 보안요원, 노동당원들, 교사들, 의사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음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남녀관계에도 큰 도움을 준다”며 “많은 경찰관과 보안요원들이 뒤를 봐주면서 내 집에서 얼음을 했고 비밀경찰 책임자는 거의 내 집에 살다시피 했다”고 했다.


장마당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영화와 드라마가 담긴 USB가 거래됐다고 한다. 2013년 탈북한 전화연결원 출신 40대 탈북자는 “장마당에서 USB를 사 집에 있는 TV로 시청했다”며 “일반 물품을 파는 상인들은 USB를 카운터 아래에 숨겨놓고 ‘오늘 뭐 맛있는 거 있어요?’라고 암호로 의사 소통한다”고 말했다.

교사들에게 몇 달치 월급을 촌지로 줬다고 고백한 탈북자도 있었다. 한 탈북 여성(29)은 “나는 내 딸을 다른 아이들보다 더 잘 돌봐달라는 뜻에서 한번에 12만원씩 1년에 두 번 교사에게 돈을 냈는데 이는 쌀 25kg을 살 수 있는 금액”이라며 “교사들에게 돈을 주지 않으면 그들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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