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환승구역서 성형 수술 추진…의사들 “절대 반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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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24일 1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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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동아일보DB)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동아일보DB)
인천공항이 내년 1월 개항할 제2여객터미널 환승 구역에 성형외과 병원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일부 의사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제2터미널 3층 면세구역 서편에 성형외과 병원을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의료목적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36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22.7% 증가했으며 이중 4만8000명(11.3%)은 성형외과 진료를 받았다. 그런데 인천공항은 별도의 입국 절차 없이 환승 구역 안에서 성형수술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추진할 예정이다. 항공편을 갈아타는 막간에 수술이나 시술을 받으라는 것.

반면 일부 의사단체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해당 계획을 반대하고 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공문을 통해 “시술 후 문제가 생겨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상황을 생각해봤는지 궁금하다, 법적 분쟁의 시초가 된다”며 “간단한 쌍꺼풀 시술 후 봉합을 해도 기압 차에 의해 기내에서 봉합이 풀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비행에 따른 피로와 면역 기능 저하로 감염 등 부작용이 속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성형외과학회 측은 “수술 직후 출국하면 대처 방안이 전무하다. 수술 후 관리가 필수적인 의료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공항 환승객 수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의료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질타했다.

대한피부과의사회 측도 “환승객은 다음 비행시간에 쫓겨 의료 서비스를 받을 우려가 있고, 환자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까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강 의원은 “공공성을 추구해야 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수익성에만 치중하느라 무분별한 병원 입점을 추진하고, 의료 행위 이후의 문제도 간과한 것 같다.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일부 언론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지난달 13일 제2터미널의 환승 의료기관 운영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으나, 의사나 의료법인이 한 곳도 지원하지 않아 사업 무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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