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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취재하는 KBS 기자, MBC 취재하는 M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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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취재하는 KBS 기자, MBC 취재하는 MBC 기자

뉴스1입력 2017-10-23 06:02수정 2017-10-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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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카메라 내려놓은 기자들은 어디에 있을까
K 파업뉴스팀·M 특별취재팀, 파업으로 업 행하다


KBS파업뉴스 1탄 방송화면(유튜브 영상 갈무리) © News1

“회사 장비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카메라는 외부에서 빌리거나 노조에서 구입해 쓰고, 컴퓨터그래픽도 외주업체에 맡겨요. 보수는 없지만 다같이 자발적으로 새벽 2~3시까지 영상을 편집하고 원고를 다듬습니다. 기자 한명 한명이 ‘내가 진짜 뉴스를 하고 있구나’라는 희열을 느끼고 있어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파업뉴스팀 이재석 기자가 말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와 MBC본부는 지난달 4일부터(KBS노동조합은 지난달 7일부터) 경영진 사퇴와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뉴스가 단축·축소 방송되는 등 파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자들이 취재를 쉬고 있는 건 아니다.

KBS본부 파업뉴스팀은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 특종보도를 비롯해 지금까지 11탄의 파업뉴스를 만들어 유튜브 채널로 내보냈다. MBC본부 특별취재팀도 고대영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여의도 사옥 매각 종용 및 부정청탁과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의혹 보도 등 굵직한 취재 성과를 내놨다.


◇군 댓글공작 청와대 개입 의혹 보도로 기자상 받은 KBS파업뉴스팀

파업 일주일 전이자 KBS기자협회 제작거부 3일 차인 8월30일, 파업뉴스팀은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에 이명박 정부 청와대가 개입한 의혹을 단독보도했다. 전직 군 사이버사령부 핵심 간부의 첫 실명 폭로를 담은 이 보도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파업뉴스팀은 이달의 기자상과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받았다.

당시 파업뉴스팀은 8월 초 KBS보도국장단에 이 사안을 보고했지만 “자유한국당 등 보수 진영에서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방송되지 못했다는 내용도 함께 폭로했다. 이 기자는 “파업뉴스를 통해 세상에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보도를 할 수 있다는 건 거꾸로 얘기하면 KBS보도국 수뇌부가 그동안 얼마나 부당하게 평기자들을 억누르고 게이트키핑이란 미명 아래 수많은 아이템을 고사시켜왔는가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23년 차 베테랑 기자 엄경철 팀장이 이끄는 파업뉴스팀에는 20명 내외의 취재·촬영기자가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11탄의 파업뉴스를 유튜브로 방송했다. 리포팅과 영상, 그래픽, 자막까지 그 형식이 TV정규뉴스와 다르지 않다. 내용 역시 저널리즘의 원칙을 따른다. 다만 국정원 방송장악 시도나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 KBS경영진 및 이사들의 부당노동행위·법인카드 유용 등 비위 의혹 등 파업의 배경과 관련된 아이템을 주로 다룬다.


통상 시민단체나 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이나 성명발표, 집회를 통해 직접 경험한 피해를 폭로하거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과실을 비판한다면 KBS 파업 기자들은 직업적 특성을 살려 파업 관련 사안을 적극 취재하고 완성된 뉴스 형태로 보도하는 것이다. 이 기자는 “KBS 내부에서 벌어진 잘못은 단순히 사내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이기도 하고 저널리즘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언론사도 인용 보도를 하고 관심을 갖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조가 사내 문제를 다룰 때 공정한 시선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기자는 “기자가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A부터 Z까지 팩트에 입각해서 보도한다. 모든 뉴스 꼭지마다 반론권을 철저하게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가장 촘촘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파업뉴스를 제작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여권 이사든 야권 이사든 비위가 의심되는 사례가 있다면 저희는 다 보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영주 이사장 ‘여의도 사옥 매각 종용 의혹’ 파헤친 MBC 특별취재팀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MBC본부 역시 10명 내외의 취재·촬영기자가 특별취재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KBS파업뉴스팀이 취재에서 보도까지 전 과정을 맡는다면 MBC특별취재팀은 취재에 집중한다. 총파업특보팀, 마봉춘세탁소팀 등이 지면 기사와 영상 등 알맞은 형태의 콘텐츠로 결과물을 녹여낸다.

특별취재팀은 그동안 MBC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고영주 이사장이 지난해 MBC 여의도 사옥 부지를 특정 사업가에게 수의계약으로 팔 것을 강요했다는 의혹과 고 이사장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함께 MBC자회사 사장으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의혹 등을 세상에 알렸다.

허유신 MBC본부 홍보국장은 “회사의 치부를 스스로 드러내는 것은 가슴 아프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면서도 “저희가 알리지 않으면 적폐 경영진·적폐 방문진에 대해서 국민들이 잘 모르시기 때문에, 왜 공영방송이 빨리 정상화돼야 하는지를 여론에 강하게 호소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하지 않을 수 없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기자들은 취재 과정에서 의혹 당사자인 고 이사장도 여러 차례 접촉해 해명과 반론을 들었다. 허 국장은 “뉴스라는 게 원래 사안이 생기면 취재를 열심히 하고 당사자의 반론을 충실히 반영해 시청자와 독자들이 판단하도록 하는 것 아니냐”며 “너무나 당연한 이 작업을 지금까지 MBC뉴스가 하지 않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인 저널리즘을 벗어난 MBC뉴스와 대척점에 서 있기 때문에 저희는 더욱 저널리즘에 충실하고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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