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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 아니라도 물리면 죽을수 있다… ‘목줄 안한 반려견’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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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 아니라도 물리면 죽을수 있다… ‘목줄 안한 반려견’ 공포

권기범 기자 , 최지선 기자 , 김예윤 기자입력 2017-10-23 03:00수정 2017-10-23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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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개는 안 문다?… ‘펫티켓’ 제대로 지킵시다 《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반려동물로 인한 사건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이달 초 경기 시흥에선 진돗개가 집 거실에서 주인의 한 살배기 딸을 물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전남 무안군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선 60대 남성이 개 주인에게 “왜 목줄을 채우지 않느냐”고 나무라다 개 주인에게 밀려 넘어져 중상을 입었다. 급기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목줄이 없는 프렌치불도그에게 물린 유명 음식점 ‘한일관’ 대표가 패혈증으로 숨지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2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에게 직접 물린 사건은 1019건. 올 1∼8월엔 이보다 많은 1046건이 발생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키우지만 ‘펫티켓’(애완동물·펫+에티켓·반려동물을 키울 때 필요한 예절)이 부족한 게 주원인이다.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다”는 안이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
 
 

몸무게가 10kg쯤 되는 프렌치불도그가 아파트 엘리베이터로 쑥 들어온 건 지난달 30일 오전 9시경이었다. 유명 음식점 ‘한일관’ 주인 김모 씨(53·여)가 해외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아들과 14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같은 아파트 11층에 사는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 씨 어머니는 엘리베이터 하강 버튼을 누르고는 깜박 두고 온 휴대전화를 가지러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최시원 씨의 프렌치 불도그가 엘리베이터로 들어와 김 씨(왼쪽) 쪽으로 향하고 있다. 프렌치불도그 SBS 화면 캡쳐
사건은 최 씨 어머니가 현관문을 열어놓고 집에 들어간 직후 11층에서 멈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 벌어졌다. 최 씨 집에 있던 불도그가 문틈으로 나와 엘리베이터로 순식간에 들어갔다. 목줄을 매지 않은 불도그는 당황한 김 씨가 몸을 돌리자 달려들어 왼쪽 종아리를 물었다. 폐쇄회로(CC)TV를 보면 불도그가 김 씨를 물고, 황급히 뒤따라 온 최 씨 어머니에게 끌려 나가기까지 단 4초가 걸렸다.

○ 물린 지 엿새 뒤 갑자기 악화

김 씨는 사고 직후 14층 집으로 올라왔다. 개 이빨이 바지를 뚫고 들어와 피가 났다. 김 씨는 상처를 소독한 뒤 바지를 갈아입고 다시 나왔다. 형부와 약속을 해놓은 터였다. 서울 백병원 교수인 형부는 본보 기자에게 “그날 처제가 개에 물렸다기에 응급실에서 치료받으라고 했다”며 “상처가 꽤 깊어 피가 흐를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 씨는 개에게 물린 지 한두 시간 뒤인 이날 오전 백병원에서 파상풍과 항생제 주사를 맞았다. 병원 측 확인 결과 이 불도그는 광견병 예방주사를 맞은 상태였다.

김 씨는 이틀 뒤인 이달 2일 병원을 다시 찾았다. 병원 측은 “상처가 깨끗하고 상태가 좋다”며 소독 후 항생제 연고 처방만 했다. 이때만 해도 김 씨는 치명적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사흘 뒤인 5일, 추석 연휴에도 식당에 나온 김 씨는 “몸이 으슬으슬한 게 좋지 않다”며 조퇴했다. 심상치 않다고 느낀 김 씨는 6일 오전 8시 15분경 백병원 응급실에 갔다. 김 씨는 X선 촬영 등 각종 검사를 받는 2∼3시간 동안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김 씨 측은 “호흡이 곤란해지고 기침할 때마다 피가 쏟아져 나왔다. 급기야 의식을 잃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정오경 중환자실로 실려 간 김 씨는 불과 5시간 만인 오후 5시에 숨졌다. 백병원은 김 씨 혈액에서 다량의 균이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급성 패혈증에 의한 쇼크사로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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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씨 가족, 사건 뒤에도 목줄 없이 개 산책

‘한일관’ 대표 김모 씨를 물어 숨지게 한 프렌치 불도그와 주인 최시원 씨. 최시원 SNS 캡쳐
최 씨 측은 21일 “책임감을 느끼며 반성한다. 유족들에게 사죄드렸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과했다. 하지만 최 씨 측의 반려견 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씨가 개에게 물린 지 닷새 만인 5일 최 씨 가족 인스타그램에는 목줄을 하지 않은 불도그가 산책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3일에는 불도그 생일을 축하한다며 케이크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반성하지 않고 공공장소에 개를 풀어놨다는 비난이 일자 최 씨 측은 21일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불도그도 지인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 가족은 앞서 8월 26일 SNS에 불도그 사진과 함께 ‘사람을 물기 때문에 주 1회, 1시간씩 교육시킨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슈퍼주니어 멤버인 이특 씨도 이 개에게 물렸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 씨 가족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졌다.

김 씨 유족은 최 씨 가족에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가족은 같은 아파트에 10년 넘게 살며 알고 지낸 이웃이다. 유족 측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소송으로 회복되는 문제가 아닌 만큼 원만한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최 씨 가족이 김 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참석해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권기범 kaki@donga.com·최지선·김예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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