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1월 말 공사 재개… 원전 해외수출도 청신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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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안전점검 등 절차 남아, 보호시설 철거… 한달쯤 걸릴듯
英, 신고리 동일 모델 수입 검토… 체코-사우디 등 수출 탄력 전망

신고리 5, 6호기 원자력발전소 공사는 이르면 다음 달 하순에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브리핑을 열고 “산업부가 국무회의 결과를 한국수력원자력에 공식 통보하는 절차가 있다. 이를 거쳐 한수원이 이사회에서 공사 재개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신고리 5, 6호기 공사 재개 계획’을 보고할 예정이다.

한수원 이사회가 이날 공사 재개를 승인하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 점검을 거쳐 원전 공사가 재개된다. 산업부는 “공사를 중단한 지난 3개월 동안 원안위가 9차례 안전 점검을 해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종 보호시설 철거 등을 거쳐 한 달 후에는 공사가 재개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론화위 권고안이 나오자 한수원 노동조합과 건설 시공사 등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수원 노조는 “국민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에 감사한다. 원전의 안전 건설 및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방통행식 정부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이번 건설 재개 권고는 국민의 이름으로 결정된 원전 역사의 중대한 이정표”라고 덧붙였다. 한수원은 아직 국무회의 의결이 남아 있어 회사 차원의 입장은 발표하지 않았다.

시공업체들은 미리 짜놓은 시나리오별 대응 계획에 맞춰 건설 재개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공사 일시 중단 시점에 신고리 5, 6호기 건설은 30%가량 진행됐다. 세부적으로는 설계가 80.2%, 기자재 구매가 55.4% 이뤄졌고 실제 시공 공정은 11.4% 수준이다. 신고리 5, 6호기 공사 컨소시엄의 최대 지분(51%)을 보유한 삼성물산은 “정부의 최종 결정에 따라 발주처인 한수원과 협의해 향후 일정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 재개 권고안이 나오며 원전 수출이 탄력을 받을지도 주목된다. 그동안 원전업계는 “국내에서도 외면받는 원전을 누가 수입하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해 왔는데 시민들의 선택으로 공사가 재개되는 만큼 이런 논란을 상당 부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한국 원자력업계는 현재 영국, 체코,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전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사 재개 권고안은 사우디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2.8GW 규모의 원전 2기를 내년에 착공한다. 조만간 이와 관련한 입찰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한국은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과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수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은 21조 원 규모로 차세대 원전을 건설하는 ‘무어사이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신고리 5, 6호기와 동일한 모델인 한국형 신형 원전 모델(APR-1400)을 채택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최근 APR-1400의 유럽 수출형 원전인 ‘EU-APR’의 표준설계가 유럽 사업자요건(EUR) 인증 본심사를 통과하면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최혜령 기자
#원전#신고리#해외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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