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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 만에 무죄’…영창호 납북 어부들 “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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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 만에 무죄’…영창호 납북 어부들 “한 풀었다”

뉴스1입력 2017-10-20 15:26수정 2017-10-2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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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억울한 삶을 사신 점에 대해 깊은 위로” 사과
49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영창호 선원 정삼근씨(75) 등 2명과 고인이 된 강인준씨와 유재철씨의 유가족들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는 20일 오후 반공법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씨 등 4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 News1

49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영창호 선원 정삼근씨(75)와 김기태씨(77), 고인이 된 강인준씨와 유재철씨의 유가족들이 심경을 밝히고 있다.© News1

“평생의 한을 이제야 풀게 됐네요.”

1968년 조기잡이 중 납북됐다가 억울한 옥살이를 한 정삼근씨(75)와 김기태씨(77)가 49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또 이미 고인이 된 강인준씨와 유재철씨도 억울함을 풀게 됐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장찬 부장판사)는 20일 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씨 등 4명에 대한 재심사건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사단계에서 불법구금과 고문 등 가혹 행위로 만들어진 것인 만큼 증거능력이나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 이유를 밝혔다.

유가족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 나왔다. 장찬 부장판사는 “그동안 억울한 삶을 사신 점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무죄 판결이 청구인들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창호’ 선원이던 정씨 등은 1968년 5월 연평도 근해에서 동료 선원들과 납치돼 북한에 5개월간 억류됐다가 돌아왔다. 고국에 돌아온 정씨 등은 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북한의 지령을 받아 국가기밀을 탐지하고 수집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정씨 등은 반공법 위반과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8개월 간 옥살이를 해야만 했다. 특히 정씨는 1985년 간첩활동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만기출소했다. 정씨는 앞선 2010년 간첩혐의에 대해서는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무죄를 선고받은 김기태씨는 “눈물이 난다. 낼모레 80인데 이제야 한을 푼 것 같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정삼근씨는 “그 사건 이후에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했다. 고문 후유증으로 몸이 좋지 않아 어려운 생활을 해야만 했다”면서 “특히 아들한테 미안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정씨의 아들은 경찰공무원으로 합격하고도 취소통보를 받아야만 했다.

고 강인준씨의 아내 한경자씨(78)와 고 유재철의 딸 유정희씨(56)도 “49년 만에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돼 그나마 다행이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판결로 영창호 선원 8명 가운데 7명이 무죄를 선고 받았다. 나머지 고 김용태씨에 대한 재심사건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춘 변호사는 “1967년에서 70년 초반까지 처벌받은 납북어부만 1500여명에 달하지만 무죄를 받은 사람은 10명 남짓에 불과하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전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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