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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룡의 중국 살롱(說龍)]<15>시진핑 용비어천가 경연장으로 바뀐 당대회 토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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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룡의 중국 살롱(說龍)]<15>시진핑 용비어천가 경연장으로 바뀐 당대회 토론장

구자룡기자 입력 2017-10-20 15:11수정 2017-10-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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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공작 보고는 기치가 선명하고, 유리한 형세를 차지하고, 깊고 정교할 뿐 아니라 기세가 충만해 감동시키고 마음을 파고들고 호소하는 힘이 극도에 달하는 이 시대 마르크스주의의 최신 성과다. 중국특색사회주의를 새로운 시대로 들어가게 하는 작품이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기초를 닦을 작품이다.”

차이치(蔡奇) 베이징(北京) 시 서기가 19일 베이징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대표단 회의에서 시 주석이 전날(18일) 장장 3시간 반에 걸쳐 발표한 공작 보고를 평가한 말이다.

차이치 베이징 시 서기

중국 공산당이 5년 마다 개최하는 당대회는 최대의 정치 행사로 민심과 당원들의 뜻을 모으는 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시 주석 집권 2기의 시작을 알리는 이번 당대회는 초반부터 시 주석에 대한 찬양을 통해 충성 경쟁을 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5년간 1인 집권 체제를 강화됐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5년, 아니면 더 이상 최고 권력자로 군림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시 주석에 대한 용비어천가만이 나의 살 길이라는 심정으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시 주석의 지난 5년 집권과 19차 당대회 공작 보고에 대한 찬양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공작 보고 발표 후 아부성 발언이 물결을 이뤘다고 꼬집었다.

차이 서기의 발언을 조금 더 보자. “지난 5년 당과 국가에 일어난 역사적인 변혁, 이 모든 것은 시 총서기의 핵심 지도력이 당의 방향타를 잡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과연 영명한 영수로서 신시대 개혁 개방과 현대화 건설의 총설계사다”

‘총설계사’는 덩샤오핑(鄧小平)을 ‘개혁 개방의 총설계사’하고 하기 것 말고는 중국 지도자들에게는 쓰지 않는 말이다. 수식어만 바꾸어 시 주석이 덩샤오핑과 같은 급의 ‘총설계사’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차이 서기는 이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시 주석 동지를 ‘핵심’으로 한 당 중앙의 권위와 집중적이고 통일적인 지도를 굳게 지켜야 한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10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서 시 주석에게 부여한 ‘핵심’ 칭호를 다시 거론했다. 핵심 칭호는 덩샤오핑이 자신의 후계 최고 지도자로 장쩌민(江澤民)을 지목한 뒤 마오와 자신 그리고 장 전 주석에게 붙였던 호칭이다. 장 전 주석 이후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에게는 붙이지 않았다.


차이 서기와 함께 시 주석 측근 그룹에 속하는 리훙중(李鴻忠) 톈진(天津) 시 서기는 톈진시 당대표 대회에서 “시 주석의 보고는 높고 먼 안목으로 정확한 기치를 들었으며 높은 기개로 시대를 이끌고 있다”고 운을 띄웠다. 리 서기는 이어 “시진핑신시대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은 제19기 당의 영혼으로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새도약이자 민족정신과 시대정신의 정화로 중화민족부흥의 앞길을 밝혀 우리가 ‘4개 위대(四個偉大)’를 쟁취할 수 있도록 하는 사상의 등대”라고 말했다. ‘4개 위대’는 시 주석이 집권 이후 강조한 것으로 사회주의 실현을 위한 ‘위대한 투쟁, 위대한 공정, 위대한 사업, 위대한 꿈의 추진’ 등을 지칭한다.

리훙중 톈진시 서기

이번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시 되는 한정(韓正) 상하이(上海) 시 서기는 “시 주석의 공작보고는 중화부흥의 길을 제시한 전율할 만한 보고서”라고 추겨세웠고, 잉융(應勇) 상하이 시장은 “시 주석의 지도력이야말로 중국의 최근 성과의 근본적 요소”라며 “공작보고에서 지적한 것은 과학적이고 정확하며 현실과 완전하게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정 상하이 시 서기

시 주석의 핵심 측근으로 당대회를 3개월 앞둔 7월 전격적으로 구이저우(貴州) 성 서기에서 충칭(重慶) 시 서기로 발탁된 천민얼(陳敏爾) 서기는 7분간의 연설중 수차례 시 주석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으로 시 주석에 대한 충성 경쟁에 결코 뒤지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천민얼 충칭 시 서기

다른 상당수 지역의 서기나 성장 시장 등의 찬사도 별 차이가 없다.

SCMP는 “당대회에서 각 지역 당대표들의 토론 내용을 중국 뿐 아니라 세계 언론에도 공개하는 것이야말로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을 드러낼 수 있는 더 없는 기회”라며 “아첨(flattery)이 봇물처럼 거침없이 쏟아졌다”고 표현했다.

잉융 상하이 시장

중국 당대표들의 시 주석 찬사를 보면 지방정부 수장을 선거를 통해 선출하는 국가에서는 물론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광경이라는 느낌이다. 아마도 이같은 찬사를 능가하는 것은 북한 관영 언론이 김정일이나 김정은 등 김 씨 왕조 지도자들에게 하는 것 외에는 유례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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