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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 몰린 靑의 단계적 해법… ‘헌재소장 임기’ 국회로 공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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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 몰린 靑의 단계적 해법… ‘헌재소장 임기’ 국회로 공 넘겨

문병기 기자 입력 2017-10-19 03:00수정 2017-10-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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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갈길 바쁜 헌법재판소… 시선 집중 두 사람 18일 오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유남석 광주고등법원장이 미소를 띤 채 퇴근 하고 있다(왼쪽 사진). 유 후보자가 새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굳은 표정으로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나오고 있다. 광주=박영철 skyblue@donga.com / 최혁중 기자
18일 오전 청와대 집무실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둘러싼 논란을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입을 꾹 다물었다. 문 대통령의 반응을 접한 청와대 관계자들은 “헌재소장 지명 문제는 당분간 소강상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들과 회의를 갖고 유남석 광주고등법원장을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전격 지명했다.

○ 선(先)헌재재판관-후(後)헌재소장

문 대통령의 페이스북 입장 발표 후 야당에 이어 헌법재판관 8명이 공석인 헌재소장과 재판관의 조속한 임명을 공개 요구하고 나서면서 청와대가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가 되자 헌법에 명시된 절차에 따라 단계적으로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판관 후보자는 이미 유남석 후보자로 윤곽이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관 후보자를 먼저 발표하면서 김이수 대행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논란은 불가피하다. 야당은 헌재소장 후보자로서 국회 임명동의를 얻지 못한 김 대행이 헌재를 대표하는 것은 부적절한 만큼 대행 체제를 조기 종료하고 공석인 헌법재판관 겸 헌재소장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청와대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하는 과도한 요구”라며 맞서 왔다.

청와대가 공석인 재판관 자리를 먼저 채운 것은 법적으로 불분명한 헌재소장 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는 측면도 있다. 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기간에 정치권이 헌재소장 임기 문제의 해법을 도출해 달라며 국회에 공을 넘긴 셈이다. 청와대는 기존 재판관이 헌재소장으로 임명되더라도 새롭게 6년의 임기를 보장받도록 헌재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청문 절차를 고려하면 유 후보자를 재판관으로 정식 임명할 때까지 최장 30일가량 걸릴 수 있다”며 “(헌재소장 임기 문제는) 국회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에서 전효숙 헌재소장 지명 철회 파동을 거치고 이후 2006년 12월 이강국 전 헌재소장을 ‘재판관 겸 소장’으로 동시 지명하면서 인사청문회와 국회 동의를 한 번에 치렀지만 논란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던 기억도 이날 ‘선(先)재판관 지명, 후(後)소장 지명’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법은 헌재재판관 임기를 6년으로 하고, 대통령이 재판관 중에서 헌재소장을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 유남석, 헌재소장 후보로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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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유 후보자가 재판관에 임명되면 신임 헌재소장 후보로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몫으로 재판관에 지명된 유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13기로 법조계에서 “헌재소장 후보로 검토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경우 청문회를 두 번 하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국회 몫이 아닌 대통령 몫의 헌재재판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만 거치지만 헌재소장은 청문회와 함께 본회의 인준 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유 후보자는 9인의 소장 후보자 중 한 명”이라는 원칙적인 언급 외에 유 후보자의 헌재소장 지명 가능성에 대해 극히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판관 후보자 지명과 헌재소장 지명은 별개의 문제이다. 유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별도로 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진행될 것”이라며 “유 후보자를 헌재소장 후보로 검토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명수 대법원장에 이어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인 유 후보자를 헌재소장으로 곧장 지명하는 부담을 덜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만일 유 후보자가 재판관에 이어 소장 후보로 지명되면 불과 한두 달 후 다시 인사청문회에 오르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일각에선 현 헌재재판관 중 비록 임기는 내년 9월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지만 여야 합의로 추천됐던 강일원 재판관의 소장 지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헌법재판관#문재인 정부#유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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