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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을 네이버 검색순위… PC 100대로 133만건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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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믿을 네이버 검색순위… PC 100대로 133만건 조작

황형준기자 , 허동준기자 입력 2017-09-28 03:00수정 2017-09-2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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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3년간 33억 챙긴 2명 구속 “돈만 내면 음식점, 병원, 학원, 카페 이름을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려 줍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검색어 불법 조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조작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네이버는 검색 순위 왜곡을 막지 못하고 있다. 검색어 불법 조작 일당을 적발한 검찰은 조작을 의뢰한 측도 공범으로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돈만 내면 검색어 순위 올린다”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있다. 최상의 ‘퀄리티’로 연관 검색어 노출을 보장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광고를 내고 네이버 검색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조작업체 대표 장모 씨(32·전직 프로게이머)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직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 씨 등은 2014년 7월부터 최근까지 식당과 병원, 카페, 학원 등에 포털 사이트 홍보 업무제안서를 발송하고 매출액 세금 신고를 하며 합법적인 기업인 것처럼 활동해 왔다. 38만 회에 걸쳐 133만 건의 키워드 검색어 조작으로 벌어들인 돈은 총 33억5000만 원. 일부 업체는 이 회사에 검색어 조작 대가로 2억 원이 넘는 돈을 내기도 했다.

장 씨 등은 연면적 330m² 규모의 3층짜리 사옥 사무실에 PC와 스마트폰 100여 대를 설치해 놓고 검색어를 조작했다. 반복적으로 특정 검색어를 조회하도록 설계된 ‘봇(BOT)’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또 네이버 측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인터넷주소(IP주소) 조작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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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같은 IP주소에서 특정 검색어를 반복적으로 조회할 경우 이를 검색어 순위 산정에 반영하지 않는 ‘IP 필터링’을 하고 있다. 장 씨 등은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네이버의 감시망을 뚫었다. 또 수사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브로커를 고용해 호객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조작업체 관계자들에게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죄’를 적용했다. 범죄 수익 환수를 위해 이들의 부동산, 차량, 금융계좌에 대해 추징 보전 조치를 했다.

○ “검색어 조작 의뢰인도 처벌 검토”

돈을 받고 네이버 검색어 순위를 조작한 범행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난해 9월 네이버 블로그 검색어 순위를 상위권에 올려주고 22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최모 씨(42) 등 30명을 적발했다.

최 씨 등은 스마트폰을 통해 컴퓨터를 인터넷에 연결하는 ‘테더링 서비스’의 허점을 노렸다. 테더링 서비스는 인터넷에 접속할 때마다 IP주소가 달라지기 때문에 네이버의 IP 필터링을 피할 수 있다. 올 3월에는 블로그 등 특정 인터넷 페이지에 반복 접속해 검색어 순위를 올리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3억 원을 받고 마케팅 업체에 판매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렇게 검색어 순위를 조작하는 업체가 늘면서 의뢰인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 7월 서울 성북구에 네일아트 가게를 연 A 씨는 “가게를 열자마자 ‘매달 15만 원을 내면 네이버에 연관 검색어로 뜨게 해주고, 인터넷 카페 등에 홍보를 해 주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며 “그 이후에도 10여 개 업체 사람들이 연이어 가게에 찾아와 비슷한 제의를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경쟁 업소들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조작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흔들렸다”고 털어놨다.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검색어 순위 조작을 의뢰한 것으로 나타난 업종은 음식점, 학원, 성형외과, 치과, 인터넷 쇼핑몰 등 다양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색어 조작이 불법인 줄 알면서 돈을 주고 조작을 의뢰한 사람들을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네이버#검색#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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