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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작가, MB정부 조언자에서 블랙리스트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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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작가, MB정부 조언자에서 블랙리스트로…왜?

뉴스1입력 2017-09-25 13:08수정 2017-09-2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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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김미화 씨, 민간합동 진상조사소위에 정식 조사 신청서 전달
소설가 황석영(74)과 방송인 김미화(53)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민관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며 물을 마시고 있다. 2017.9.25/뉴스1 © News1

소설가 황석영(74)이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블랙리스트로 인해 피해를 받아왔다”면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다.

황 작가는 “1989년 자신의 방북을 두고 안기부가 작성했던 거짓 혐의 내용이 짜깁기된 것이 최근까지 온라인으로 배포되어 자신을 비난하는 데 사용되었다”면서 이에 대한 배후 등을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가 파리도서전 참가자 목록에서 자신이 배제토록 한 것, 검찰이 수년간 자신의 금융거래정보를 제공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조사해달라고 했다.


황 작가는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케이티(KT)빌딩 12층에 있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사신청을 하게 된 이유를 “최근 속속 드러나는 예를 보면서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민주주의에 심각한 퇴행을 초래했다고 생각해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광주항쟁 기록과 방북때문에 블랙리스트도 필요 없는 불온한 작가로 찍혀 일상적으로 탄압받아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황 작가는 한때 문단에서 이명박(MB) 정권에서 문화관련 직책을 맡으며 ’변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황 작가는 이명박 정권 초기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협력했지만 이유없이 정부가 일을 틀어지게 했다고 설명했다.

황 작가는 “2008년에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유라시아 알타이 문화경제연대‘ 정책안을 청와대에 제출하고, 2009년에는 MB의 유라시아순방에 동행하기도 했지만 2010년 2월 청와대로부터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리기로 한 ’알타이 경제문화 포럼‘에 참여하기로 했던 북한측을 배제하라는 통고를 받았다”면서 “대의명분을 잃었다고 보고 알타이 연합 준비모임에서 스스로 탈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후 2010년 가을 무렵 우연히 광화문 거리에서 국가정보원 직원을 만났는데 그가 ’이제부터 정부 비판을 하면 개인적으로 큰 망신을 주거나 폭로하는 식으로 나가게 될 테니 자중하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황석영 작가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빌딩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2017.9.25/뉴스1 © News1

황석영 작가에 따르면 2011년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지지행사인 ‘희망버스’ 동참과 그후 대선이 이어지면서 그에 대한 정부의 탄압이 노골화되었다. 자신이 방북 이후 안기부와 공안당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했던 혐의 내용들을 짜깁기한 글이 온라인에 돌았고 ‘님을 위한 행진곡’이 김일성의 지령으로 황석영이 만든 것이라는 주장이 퍼져나갔다고 설명했다.

또 “2014년 로마대학이 주최한 한국과 유럽작가와의 만남‘행사에 초청되었지만 외압으로 취소됐고 2016년 3월 한국이 주빈국이었던 파리 도서전에는 자신이 처음부터 행사 참가자 이름에 제외되어 있었다”고 폭로했다. “한국문학번역원 실무자들이 프랑스 측의 초청으로 가는 것으로 보고해 상황을 무마했지만 나중에 문체부가 ’황석영을 참가시킨 자가 누구냐‘고 추궁해 실무직원이 시말서를 써야 했다고 했다”고도 덧붙였다.


소설가 황석영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방북과 망명, 감옥 생활 등으로 고초를 겪었다. 1989년 봄 평양에서 열린 제1차 범민족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북한에 밀입북한 그는 김일성 등과 만난 혐의 등으로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고 독일 등을 떠돌았다. 1993년에 4년여의 망명생활을 접고 자진 입국한 그는 곧바로 체포·수감되어 7년형을 받고 복역하다가 5년 만인 98년 김대중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석방되었다.

그후 방북한 지 20주년 되는 2009년 남북관계가 경색되자 “(방북했던) 내가 뭐라도 뒷마무리를 해야 하지 않나”싶어 MB정부에 ’유라시아 알타이 문화경제연대‘ 정책안을 제출했다. 또 MB 정부를 ’중도실용주의‘라고 평가하면서 2009년 12월에는 MB정부의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그후 “개인적 조급성으로 너무 성급히 이명박 정부를 믿었다는 게 내 불찰이고, 정치적으로도 큰 과오였다”면서 자신의 행위를 반성했다.

한편 이날 황석영 작가와 함께 조사신청을 한 방송인 김미화씨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정부의 노골적인 문화예술인 탄압을 비판했다. 김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보게 된 국정원 서류를 보면서 매우 불쾌하고 화가 났다”며 “서류를 보면 굉장히 많은 사안에 대해서 국정원장의 지시와 (청와대)민정수석의 요청사항들이 적혀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소위원회에 조사 신청서를 전달한 황 작가와 김미화씨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 개선위원회에서 약 1시간 정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관한 조사를 받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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