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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시신 온전히 돌아오지 못했다”…초등생 살인 재판부의 단호한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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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시신 온전히 돌아오지 못했다”…초등생 살인 재판부의 단호한 선고

뉴스1입력 2017-09-22 18:23수정 2017-09-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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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들 생명 경시 태도 심각…반성도 의문”
피해자 가족 측 “예상 깬 판결 놀라…속죄하길”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주범 A양(16·왼쪽)과 공범 B양(18)./뉴스1 © News1 DB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평생 무엇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피해자 유족들의 고통을 차마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여전히 피해자의 시신은 온전히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22일 오후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선고공판이 열린 인천지법 413호 법정. 주범 A양(16)과 공범 B양(18)의에 대한 선고 직전 허준서 형사15부 부장판사는 잠시 입을 굳게 다문 뒤 작심한 듯 판결문을 빠르게 읽어 내렸다.

허 판사는 “만 19세 미만의 소년범들의 범행이지만 잔혹한 범행 수법, 범죄와 형벌 사이의 균형, 범행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며 A양에게 징역 20년을, 공범 B양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이거나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정면만 응시했던 두 피고인은 더욱 또렷이 재판부를 노려봤다. 예상보다 더 높은 선고에 놀란 방청객들은 순간 숨을 멈췄다.

재판부는 또 이들에게 각각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을 명령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혐의를 받은 A양은 만 18세 미만으로 소년법상 사형이나 무기징역형 면제 대상이었다. 소년법상 사형과 무기징역을 제외했을 때 최고형은 징역 20년형이다.

반면 공범인 B양은 만 18세 미만에 해당되지 않아 주범인 A양보다 더 무거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소년법 범주 안에서나 사실상 사형이 사문화된 시점에서 적용할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을 선고한 셈이다.

재판부는 이처럼 과감한 선고를 내린 데에는 피고인들의 범행 과정에서 상당히 심각한 수준의 생명 경시 태도가 드러났고, 자신들의 범행에 반성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범행과 형벌 사이의 균형과 범행에 대한 책임 여부 등 양형의 예방적 성격에 중점을 두고 선고했다는 게 재판부의 입장이었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단순히 소년범들의 비행으로 보기에는 범행이 치밀하고 잔혹한 계획 범죄”라며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형벌이 가진 예방적 차원의 역할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범행 가담 정도를 따져 양형에 반영해왔던 판례도 과감하게 깼다. 기존 판례에서는 범행을 공모한 관계일 경우 범행을 직접 실행한 쪽이 더 무거운 형을 받았지만 이번 사건은 정반대 결과를 내보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범행의 잔혹함,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범행의 분담 여부에 따라 책임의 경중이 갈릴 사안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선고 결과에 대해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김지미 변호사는 “(재판 결과에 대해) 피해자 가족들이 놀랍다는 반응이었다”며 “하지만 피해자 가족들은 피고인들에게 어떤 형이 나온다 해도 상처나 고통이 치유되진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중형이 선고된 만큼 피고인들이 죄책감을 갖고 피해자에게 속죄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도 “피고인들이 무덤덤하게 판결을 받아들여 오히려 놀랐다”고 말했다.

A양은 지난 3월29일 낮 12시47분쯤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C양(8·사망)을 유인해 공원 인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로 구속기소됐다.

B양은 올해 3월 중순 A양에게 어린 아이를 살해해 시신 일부를 전해달라고 말하는 등 이번 사건의 범행을 지휘하고, 범행 당일 오후 5시44분께 서울의 한 전철역에서 A양을 만나 살해된 C양의 시신 일부를 건네받은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구속기소됐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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