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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혐의’ 70대 남성, 재심 통해 34년 만에 누명 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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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혐의’ 70대 남성, 재심 통해 34년 만에 누명 벗어

뉴스1입력 2017-09-22 05:17수정 2017-09-22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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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불법구금·고문 의한 진술…증거 능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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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국내에 잠입해 간첩활동을 했다는 누명을 쓰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70대 남성이 재심에서 34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윤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76)의 재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1983년 3월9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그 해 5월 서울형사지방법원에서 사형을,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기각돼 원심판결이 확정됐다.

김씨는 2015년 8월 서울고법에 재심청구를 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일부 증거들은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고 나머지 증거들도 믿을 수 없거나 증명력이 부족하다며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1982년 12월10일 김씨가 일본에서 입국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에 끌려가 구속영장이 다음해 1월31일에야 집행돼 50일 넘게 불법 구금상태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초등교육만 받고 밀항해 24년 간 일본에 거주한 김씨가 상당한 분량의 진술서를 막힘없이 써내려갔고 오래 전 일까지 매우 상세하게 기재했다”며 “김씨가 임의로 작성하지 않았다는 의심이 들고, 자백을 강요하기 위한 가혹행위 내지 고문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의 법정진술 역시 검사가 공소사실을 묻는 것에 대부분 ‘네 그렇습니다’라는 답변만 반복했을 뿐이다”며 “김씨가 법정에서 ‘북한에 한 번 가보고 싶었다’는 등의 발언을 했으나 이 역시 유죄의 증거로 쓰이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씨로부터 “북한에 다녀왔다”는 말을 들었다거나, 조총련에서 활동했다는 진술 등은 김씨가 지령을 받고 간첩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증명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가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단 둘이 있는 자리에서 ‘수원비행장과 미군 기지’에 대한 얘기를 했다고 해서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해를 줄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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