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들 잠든 한국 땅에 묻어 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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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 네덜란드 알데베럴트씨
유언따라 25일 인천서 유해봉환식… 27일 부산 유엔군 묘지에 안장

6·25전쟁에서 공산군과 싸운 네덜란드 참전 용사가 자신의 유언에 따라 한국에서 영면하게 됐다. 국가보훈처는 피우진 보훈처장 주관으로 25일 인천공항에서 테오도르 알데베럴트 씨(올해 2월 별세·향년 88세·사진)의 유해 봉환식을 거행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보훈처 초청으로 같은 날 방한하는 유족과 다른 네덜란드 참전용사들도 자리를 함께한다.

고인은 1951년 8월 네덜란드 판회츠 부대원(일병)으로 참전해 6·25전쟁의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로 꼽히는 ‘단장의 능선’(강원 양구군) 전투(1951년 9월 13일∼10월 13일) 등에서 공산군과 격전을 치렀다. 이후 1952년 7월 고국으로 돌아가 전역한 뒤 사업가로 활동했다. 지난해 5월에는 참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같은 부대 전우였던 니콜라스 프란스 베설스씨의 유해 봉환식에도 참석했다. 당시 자신이 목숨을 바쳐 지켜낸 대한민국의 놀라운 발전상과 예우에 감동한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로디 엠브레흐츠 주한 네덜란드대사를 통해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한다.

올해 2월 4일 생을 마치기 전 그는 “전우들이 잠들어 있는 한국 땅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보훈처는 유족과 협의해 유해 봉환을 추진해 왔다. 해외 6·25 참전용사가 별세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묻힌 사례는 2015년 6월 레몽 베르나르 씨(프랑스 참전용사)를 시작으로 알데베럴트 씨까지 5명이라고 보훈처는 설명했다. 고인의 유해는 봉환식에 이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봉안당에 임시 안치됐다가 27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의 유엔군 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6·25 참전 용사#네덜란드 참전 용사#단장의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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