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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재벌개혁, 때리기보다 기다리는 방식으로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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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재벌개혁, 때리기보다 기다리는 방식으로 할 것”

김준일기자 입력 2017-09-21 03:00수정 2017-09-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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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장 취임 100일 인터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9일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시민단체 활동 때와 달리 지금은 10개 정책 중 1, 2개만 잘못해도 실패한 공무원이 되기 때문에 큰 부담과 압박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9일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인터뷰에서 “특정 기업의 명칭을 거론하는 것을 삼가겠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바보”라고 말했다. 최근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와 스티브 잡스를 비교하다가 벌어진 논란 등을 의식해서다. 김 위원장은 “한국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현실을 도외시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새 정부 경제부처 장관 중 가장 주목도가 높은 ‘스타 관료’라는 평가가 있지만 그는 “공무원으로 성과를 내지 못할까 봐 항상 짓눌리고 압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연말까지 해결해야 하는 가장 큰 과제를 꼽는다면….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조사, 갑을관계 해소가 최우선 단기 과제다. 공정위가 독점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집행 역량을 나누는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최근 공정위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는데 그 원인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공정위가 (사건 접수부터 의결까지) 공정거래법의 집행 수단을 모두 독점하고 있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공정위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뭉갰다는 비판도 있다.

“공정위가 불법적 판단을 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당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공정위는 법원의 1심 기능을 맡고 있는 기관이다. 과거 판례대로 따라가선 안 된다. 승소율이 낮더라도 상황과 취지에 맞게 적극 판단해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

―효과적인 법 집행을 위해 검찰과의 협업이 중요한데….

“심사관이 고발을 할 예정인 사건 중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은 검찰에 자료를 일찍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소시효가 2, 3개월 혹은 그 이상 남은 사건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검찰이 조사 자료를 미리 받아 보게 돼 수사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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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고발권 폐지는 예정대로 추진하나.

“고도의 경제 분석 필요성이 낮은 부분에 대해 일부 폐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 왔는데….

“앞으로 개별 기업에 대한 평가는 자제하겠다. 예전에도 기업의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지 ‘빨리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라’는 식으로 재촉한 게 아니다. 현대차에는 순환출자뿐 아니라 여러 문제가 있을 것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라는 의미다.”

―롯데 현대차 등이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어려운데 공정위의 드라이브로 짐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그렇지 않다. 기업들은 내가 공정위원장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난 30년 동안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모든 정부가 재벌개혁을 외쳤다. 법과 규제에 온갖 내용을 집어넣어 집행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강한 저항에 부딪혀 실패로 끝났다. 과거의 규제 수단들은 지금 현실과 맞지 않다. 때리는 방식이 아니라 기다리는 방식으로 재벌 개혁을 할 생각이다.”

―취임 100일을 맞아 스스로에게 점수를 준다면….

“(잠시 고민하다가) B0(제로) 정도 줄 수 있겠다.”

―평가가 후하지 않다.

“(노조가 발표한 내부 갑질 논란 등) 공정위 안팎의 사건과 (스티브 잡스 언급 등) 개인 문제로 초반에 따놓은 점수를 많이 깎아먹었다.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처음으로 재판에 넘긴 한진그룹 건에 패소 판결을 받은 것도 뼈아프다. 상급법원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김상조#재벌개혁#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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