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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뚫고 美 플로리다서 이송해온 각막, 동봉된 편지 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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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뚫고 美 플로리다서 이송해온 각막, 동봉된 편지 안에는…

조건희기자 입력 2017-09-13 17:04수정 2017-09-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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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왼쪽 눈이 빛을 잃은 이경원 씨(48)는 최근 오른쪽 눈마저 나빠지기 시작했다. 기초생활 급여 말고는 수입이 없는 이 씨가 두 눈을 잃으면 지적장애와 청각장애가 겹친 아내도 돌볼 수 없게 될 위기였다. 각막 이식이 유일한 희망이지만 대기 순번은 수년째 돌아오지 않았다.

그에게 찾아온 기회가 ‘해외 안구’였다. 비영리 공익법인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이 최근 미국에서 폐암으로 사망한 60대 여성 환자의 안구를 국내로 들여와 이식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기로 했다. 800만 원이 넘는 이송 및 수술비는 생명을나누는사람들과 미국의 한 종교단체가 나눠서 내주기로 했다.

모든 과정이 순조로운 듯했지만 뜻밖의 폭풍이 이 씨를 뒤흔들었다. 기증 받을 안구를 보관하고 있는 ‘아이 뱅크’가 위치한 플로리다 주(州)에 5등급(최고 등급) 허리케인 ‘어마’가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인근 공항에선 안구를 이송할 항공편이 전부 취소됐다. 하지만 다행히 현지 장기 기증 코디네이터가 안구를 뉴욕 JFK공항으로 옮겨 이 씨는 12일 무사히 세브란스병원에서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안구와 동봉된 편지에는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내 어머니의 안구를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게 되길 기원한다”는, 기증자의 딸이 쓴 편지가 들어있었다.

이 씨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회복 중이다.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시각장애인 100여 명에게 안구 이식 수술비를 지원해왔다. 이 중 5명이 이 씨처럼 해외에서 들여온 안구를 이식받았다.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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