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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대부분이 피해자라는 사실 몰라”…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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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대부분이 피해자라는 사실 몰라”…왜?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7-09-12 09:52수정 2017-09-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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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정부가 대대적인 디지털 성범죄 집중단속에 나선 가운데,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가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곳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라고 밝혔다.

서 대표는 이날12일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상덕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여러 단계를 거치기보다 담당부처에서 바로 직통으로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며 방통위 내 디지털 성범죄 담당부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 대표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의 발생 건수는 상당히 늘어 전체 성폭력 범죄 4건 중 1건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그는 신체 일부가 몰래카메라(몰카)에 찍힌 피해자보다 몰카 사진 또는 영상의 유포로 고통을 받는 성적 동영상 유포 피해자들이 대부분이라고 밝히며 “치마 속이라든지 신체 촬영이 되었을 때, 그것을 온라인 공간에 올려도 얼굴이 나오지 않아 본인인지 알지 못해 저희를 찾아오지 못하는 상태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이전에는 단순히 찍는 것 혹은 온라인 공간에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음란물을 유포하는 것이 온라인 공간에서의 성폭력이었다면 지금은 몰카를 촬영하고 그것을 가공하고 유포하는 모든 양태가 디지털 성범죄”라며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하게 합성을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디지털 성범죄) 범위가 늘어나고 있다”며 실태를 밝혔다.

그러면서 “(몰카) 동영상은 일반적으로 웹하드 혹은 불법 포르노 사이트를 통해 퍼진다”며 “대부분의 피해자 분들은 본인이 올라간 줄 모르고 계시기 때문에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못해 (동영상이) 많이 퍼질 때까지 모르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본인이 몰카 동영상의 피해자임을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삭제하기가 쉽지 않다며 “삭제를 하려면 어디에 퍼져있는지 알아야 하는데, 온라인 공간에서 그것을 다 알기에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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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그래서 피해자 분들 중에는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분들에게 가서 한 달에 200만 원~300만 원을 내고 (동영상 삭제)작업을 부탁한다”며 “20~30대 여성들이 주 피해 대상인데, 이 분들이 이런 목돈을 갖고 있기 힘들고 더군다나 이런 피해를 입은 경우 가족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디지털성범죄 관련 자료 무료 삭제를 지원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서 대표는 “피해자 분들이 유포범죄를 당했을 때 최초 유포한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경우에는 대부분 성폭력 처벌법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면서도 “최대 5년 이하, 1000만 원 이하의 형량인데 그렇게 강한 것도 아니고 5년이라는 형량이 나오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며 디지털 성범죄의 약한 처벌 수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분들이 받는 고통은 최초 유포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이뤄지는 재유포와 다운로드가 그 분들의 고통을 가중시킨다”며 “음란물 유포죄는 형이 중한 벌이 아니기 때문에 벌금형에 그치기도 하고, 처벌과정에서 재유포자의 신상을 밝히기가 어려워 수사가 종결되는 경우도 많다. 명예훼손 등으로 재유포자를 처벌할 수도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재유포자에 대한 처벌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서 대표는 “현재 각계 부처에서 근절을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을 하시는 것 같다”면서도 “노력과는 별개로 경찰서 단위에서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가 경찰서에 찾아갔을 때 여성청소년계로 가야 하는 지, 사이버수사대로 가야 하는 지도 아직 통일이 되지 않은 서도 많다”며 “저희가 봤을 때 수사관 분들이 2차 가해라고 볼 수 있는 그런 류의 언행을 하시는 등 성인지감수성 등 이런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며 수사 기관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끝으로 서 대표는 “(음란물 유포죄는) 시의성이 중요한데, 저희 단체처럼 민간단체가 삭제 작업을 모두 담당하기에는 너무 큰 영역”이라며 “이 부담을 어떤 한 단체나 기관이 완전히 부담하기 보다는 경찰청과 방통위 내 담당부처가 체계적인 공조를 통해 부담을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수사 기관과 정부 기관 내 디지털성범죄 담당부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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