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안봉근 파일’ 9308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靑 “제2부속실 공유폴더서 발견… 블랙리스트 등 국정농단 내용 포함”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 시절 제2부속실에서 사용하던 컴퓨터 공유 폴더에서 9300여 건의 문건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28일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10일 제2부속실에서 사용하던 공유 폴더에서 지난 정부 문서 파일이 발견됐다”며 “일부 문서 파일에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국정 농단 관련 파일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발견된 문서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부터 2015년 1월까지 생산된 국무회의 자료 292건,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자료 221건,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자료 202건 등 모두 9308건이다.

문서 발견 장소인 제2부속실은 2014년 말 ‘정윤회 문건 파문’으로 비선 실세 의혹이 제기되자 2015년 1월 제1부속실에 흡수되면서 폐지됐고, 당시 제2부속실장은 박 전 대통령의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 전 비서관이다.

이 때문에 발견된 문건 상당수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배경과 정윤회 문건 사건 관련 내용, 세월호 사건 대응과 관련된 문건 등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전 비서관은 지난해 최순실 청문회에 불출석한 혐의로 7월 기소돼 다음 달 1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더욱이 문서 파일이 생산된 기간은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으로 재임하던 기간(2013년부터 2015년 1월까지)과 상당 부분 겹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조 전 장관은 지난달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여권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증거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실은 박 대변인이 부처 업무보고 일정으로 파일 발견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못하자 서면 질문을 받아 Q&A 형식의 추가 설명을 내놓았다. 청와대는 Q&A 자료에서 ‘왜 10일 (파일) 발견 후 18일이 지난 후에 발표하는가’라는 질문에 “제2부속실에서 파일을 발견한 뒤 다른 비서실 공유 폴더도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청와대 캐비닛은 ‘물타기용’ 도깨비 방망이인가. 북한이 미사일만 쏘면 청와대에선 문건이 대량으로 발견되고 있다”며 “국면 전환용 캐비닛 문건 공개는 그만두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유근형 기자
#안봉근 파일#공유폴더#블랙리스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