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궈훙 “사드, 한중관계 최대 장애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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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국제세미나에서 양국 전문가들이 사드 갈등으로 경직된 한중 관계의 현실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1일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국제세미나에서 양국 전문가들이 사드 갈등으로 경직된 한중 관계의 현실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역사적으로 올바른 선택에 의해 이뤄진 양국 수교의 성과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닌 만큼 소중히 해야 한다.”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21일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한중관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국제세미나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양국 관계 발전에 가장 큰 장애이자 어려운 문제가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추 대사는 한중 수교 25주년(24일)을 앞두고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성균중국연구소가 주최한 이날 세미나 축사에서 “중한 관계가 정상으로 복귀하려면 초심(初心) 신심(信心) 성심(誠心) 3가지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교 당시 양국의 핵심적 이익을 존중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운명 공동체라는 굳건한 믿음을 가져야 하며 양국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양국 관계를 이끌겠다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드 갈등을 풀기 위해 양국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발표와 토론을 맡은 한중 전문가들은 사드 배치로 흔들리고 있는 양국 관계의 현주소를 진단하며 해법을 고민했다. 일부 중국 측 참석자들은 사드 갈등 해결에 비교적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1992년 한중 양국은 서로 적대적인 관계를 극복하고 수교했다. 지금의 사드 극복이 과거 적대 관계 극복보다 크지 않다고 본다.”(류린제·牛林杰 산둥대 한국학원 원장)

“한중 양국 관계는 각 분야에서 전면적으로 발전한 반면 북중 관계는 정체 혹은 후퇴했다. 지금 한중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그리 심각하지 않다.”(류더빈·劉德斌 지린대 공공외교학원 원장)

하지만 먼훙화(門洪華) 상하이(上海) 퉁지(同濟)대 국가전략연구원 원장은 “21일부터 한미가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하고 있는 것도 양국 관계에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측 참석자들은 중국의 대국적인 판단을 요구했다. 문흥호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 소장은 “중국이 사드로 한국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압박만 해서는 안 되며 중국이 패권적 모습을 보이면 국제적인 위상도 손상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사드 배치 하나로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균형이 흔들린다고 주장하는데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의 국방을 현대화한 덩샤오핑(鄧小平)이 들으면 실망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북핵 및 사드 문제가 오히려 관계 변화의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동률 동덕여대 교수는 “사드 갈등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중 갈등과 북핵 문제라는 두 가지 외생 변수 때문에 나타났다”며 “두 가지 문제 모두 한중 양국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전제했다. 이어 “북한의 핵개발이 고도화돼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게 된 상황이 오히려 한중 간 협력을 강화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 소장은 “한국 정부는 국내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사드 배치 철회는 어려운 상황에서 사드의 민감도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시형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친구와 인생의 반려자는 바꿀 수 있으나 이웃 국가는 바꿀 수 없다. 한중은 운명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박병석 의원(한중의원외교협의회 회장)은 “북한 핵 개발과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에도 우여곡절이 있으나 한반도 전쟁 불가, 한반도 핵배치 불용인, 한반도 미래 논의에 한국 정부 배제 불가 등 3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사드#한중관계#추궈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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