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몇시에 자고 일어나느냐는 국가기밀”… 취임 100일 소소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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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18일 11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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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유튜브 캡처
사진=청와대 유튜브 캡처
취임 100일을 돌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소소한 인터뷰’가 18일 공개됐다.

이날 청와대 공식 유튜브에는 ‘문재인 대통령 100일 소소한 인터뷰’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00일 동안 좋았던 순간이 언제였느냐’는 물음에 “좋았던 순간이 아주 많다”면서 “좋은 정책 발표할 때마다 행복하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참 좋았다. 우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할 수 있게 된 게 아주 기뻤다. 그때 돌아가신 아버님께 드리는 편지 낭독하면서 눈물을 흘리신 여성분, 이분이 어깨에 머리를 묻고 펑펑 우시는 거다. 막 어깨가 들썩들썩할 정도로. 그래서 이렇게 해서 이분의 서러움이 다 녹아서 없어질 수 있다면, 그리고 내가 또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보훈의 달에 보훈 국가 유공자와 보훈 가족들을 청와대 영빈관에 모셨는데, 아흔이 넘은 노병들, 그 가족이 다 오셨다”면서 “제가 그분들을 문밖에서 한 분, 한 분 일일이 영접하면서 안부 묻고 사진도 찍으니까 정말로 좋아하시는 거다. 그때 청계천 노동자, 파독 광부, 간호사도 처음으로 초청을 했는데. 이 분들도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그분들이 좋아하시니까 저도 덩달아 정말 기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좀 특별했던 것은, 외국인들도 곳곳에서 그런 식으로 저를 환영해주는 것”이라면서 “아마 외국인들의 환영은 제 개인에 대한 환영이라기보다 ‘촛불 혁명’,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법적이고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서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사실에 대한 우리나라에 대한 존경으로 느꼈다. 그런 게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하루 얼마나 주무시느냐’는 질문엔 “대통령이 하루에 몇 시간 자느냐, 또 몇 시에 자서 몇 시에 일어나느냐는 국가기밀인지 모르겠다. 하하. 충분히 잔다”면서 “청와대 전체가 고생하고 있는 중이다. 원래 정권 초기에는 새로 시작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더 힘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는 특히 인수위 과정이 없었지 않느냐. 아마 청와대 우리 수석님들, 직원들 아마 청와대 경내도 제대로 다 둘러보지 못했을 거다. 오히려 저와 부속실 직원들이 고생한다는 것보다 청와대 전체 직원들이 고생하는 것에 대해 제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퇴근하면 주로 무엇을 하느냐’는 물음엔 “대통령은 퇴근 시간이 사실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다. 퇴근 후에도 각종 보고서를 봐야 하니까. 심지어는 다음날 일정에 대한 자료를 퇴근 후에 관저에서 받아서 보기도 하니까. 퇴근 후에도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그래도 시간이 나면 관저 주변을 마루, 토리, 찡찡이와 함께 산책을 한다든지 한다. 특히 찡찡이는 함께 TV 뉴스를 보는 걸 좋아한다. 그런 시간이 행복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밥상, 어떤 음식 좋아하시느냐’는 질문엔 “저는 음식은 된장찌개, 김치찌개같이 단출한 음식을 좋아한다. 그런데 청와대고, 대통령이라고 좋은 음식을 주셔서 살이 찔까 걱정”이라며 웃어보였다.

‘패션에 신경 써달라는 원성이 있었다’는 물음엔 “설마 원성까지 있었으려고요?”라고 되물으며 “저는 밖에 있을 때 이발 시간이 잘 없으니까 한 번 이발하면 적어도 한 달 반, 심지어는 두 달. 그래서 많이 깎아서 오래 버틴다. 하하하. 그런 식으로 해서 헤어스타일이 달랐을 텐데. 대통령이 되니까 2주에 한 번씩 전속 이발사가 와서 이발을 해준다. 그래서 이제는 거의 일정하게 헤어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니’라는 별명에 대해선 “저는 ‘이니’ 별명 좋다. 그 전에는 제가 성이 문 씨라서 ‘달님’이라고 많이 불렸다. 저에 대한 사랑을 담은 애칭인데. 그것도 좋기는 하지만 듣는 저로서는 약간 쑥스럽다”면서 “근데 ‘이니’라고 하니까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져서 좋다. ‘쑤기’도 저도 옛날에 그렇게 부르기도 했으니까 좋다. 이낙연 총리님은 ‘여니’, 이낙연 총리님은 연세가 저보다 조금 더 많으시다. 괜찮은지 모르시겠다”고 말했다.

‘10년 만에 청와대 생활에서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물음엔 “대통령이 근무하는 장소가 달라졌다”면서 “노무현 대통령 때는 공식적인 근무 장소는 다 본관이었다. 그런데 지금 저는 비서동인 여민관에서 우리 참모들과 같은 건물에서 일하고 있다. 그런 만큼 대통령의 일과가 훨씬 투명해졌다. 출·퇴근도 확실하다. 9시 되면 출근하고, 6시가 넘어야 퇴근하고. 참모들간에 또 국무회의에서도 토론 문화가 훨씬 활발해졌다. 노무현 정부 때도 토론이 활발했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활발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통에 대한 철학도 분명한 것 같다’는 말엔 “그동안 우리 정치가 국민들하고 너무 동떨어졌다. 우선 정치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국민들에게 정치가 무슨 일을 하는지,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 이런 것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여드리지도 못했다”면서 “한마디로 소통이 없었던 거다. 이제 청와대와 제가 국민과 소통하는 것을 솔선수범하려고 한다. 소통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소통하려고 한다. 청와대가 어떤 결정을 했고, 그 결정을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내렸고, 또 그렇게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들이 다 아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우리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의 정책에 반영해나가는 그런 소통을 해나가고 싶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듣고 또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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