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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고미석]문재인 우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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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고미석]문재인 우표 열풍

고미석 논설위원 입력 2017-08-18 03:00수정 2017-08-1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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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9월 5일 발행된 ‘제11대 전두환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를 사겠다며 꼬마 수집가들이 전날 초저녁부터 우체국 앞에 진을 쳤다. 갑자기 쏟아진 비를 피해 들어간 공중전화 박스에서 잠에 곯아떨어진 아이들 사진이 당시 동아일보에 실렸다. 최규하 전 대통령이 스쳐 갔지만, 거의 평생(?) 봐왔던 대통령 얼굴이 달라진 데 대한 호기심도 그 열기에 작용했을까.



▷첫 우표의 흥행 대박에 고무된 것인지, 충성심 경쟁 탓인지 전두환 전 대통령은 7년 재임기간 중 자기 얼굴이 담긴 우표를 47차례나 발행했다. 역대 최다 기록이다. 반면 윤보선 전 대통령은 기념우표를 만들지 않았다. 2013년 2월 취임과 동시에 선보인 박근혜 우표는 품귀 현상을 빚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란 상징성과 직전 대통령에 비해 발행량을 60%나 줄여 희소성이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견고한 ‘팬덤’을 확보한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우표에 대한 열기는 한층 뜨겁다. 동아일보 사옥 옆 광화문우체국에는 어제 새벽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어 긴 줄을 섰다. 취임 100일을 맞아 우정사업본부는 대통령 기념우표 500만 장(330원), 소형시트 50만 장(420원), 기념우표첩 2만 부(2만3000원)를 출시했다. 우표첩 속 ‘나만의 우표’에는 학창 시절, 결혼식,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한 모습, 취임식 등 ‘문재인의 여정’이 오롯이 담겨 있어 인기가 치솟았다. 수집상들은 “우표첩을 되팔면 5만 원에 사겠다”며 현장을 돌아다녔다. 역대 최초로 우표첩 추가 발행(1만2000부)이 결정됐다.

▷대통령 우표는 취임 초기 반짝 인기를 누리지만 임기 후 각기 다른 운명을 맞이한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문재인 역시 김대중 노무현만이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모든 대통령의 역사 속에 있다”고 말했다. 그가 계승한 전임자 중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 우표는 정권 바뀐 뒤 발행이 무산됐다. 훗날 ‘모든 대통령의 역사’는 문재인 우표의 ‘운명’을 어떻게 기록할지 궁금하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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