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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위한 김호의 ‘생존의 방식’]나의 역사, 글로 써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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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위한 김호의 ‘생존의 방식’]나의 역사, 글로 써보기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입력 2017-08-16 03:00수정 2017-08-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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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거울 속에 보이는 그 사람부터 시작하려 해. 그에게 방식을 바꿔보라고 이야기해. 어떤 메시지도 이보다 명확하지는 않지.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자기 자신을 바라봐. 그리고 변화를 해봐.’ 1988년 마이클 잭슨이 내놓은 명곡 ‘맨 인 더 미러(Man in the mirror)’의 가사 일부다.

직장인들은 불안하다. 20, 30대는 직장이나 직업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기도 하고, 40, 50대는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을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 퇴직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답이 없어 불안해한다.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자기 계발서를 읽기도 하고 관련 강좌를 찾아 듣기도 한다. 인공지능이 직업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신문 기사를 읽고, 성공적인 변화를 만들어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이처럼 책을 읽고 강연을 들으며 세상의 변화, 남들의 성공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바깥세상의 변화를 아는 것만으로 내게 나아지는 것은 없다.



한발 더 나아가 거울을 들여다봐야 한다. 비유하자면 패션의 유행이 무엇인지를 알고 나면, 내게 어울리는 옷이 무엇인지 골라내기 위해서는 거울을 들여다봐야 한다. 옛말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지만 세상의 변화뿐 아니라 나를 제대로 이해하는 작업은 중요하다. 세상의 변화는 책이나 강연을 통해 읽어낸다면 나를 읽어낼 수 있는 거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두 가지 거울이 있다.

주관적 거울은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하고 적어보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거울은 내가 잘생겼다, 못생겼다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그저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비춰줄 뿐이다. 변화경영 사상가였던 고 구본형 씨의 워크숍에 참여했던 적이 있다. 그는 자기의 역사를 글로 적어오도록 숙제를 내주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어린 시절 무엇을 좋아했고 싫어했는지, 나는 어떤 걱정을 가진 사람인지, 내가 처한 상황은 무엇인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지문처럼 사람은 자기만의 색깔과 모습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커다란 조직의 일원, 상사의 지시를 받는 부하, 어느 부서의 직책을 가진 사람으로 바라본다. 누구에게 보여줄 일도 없이, 걱정 없이 그저 자기 삶에 거울을 들이대고, 기억에 의존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적어보는 것은 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적어보도록 하는 것은 자신이 쓴 글 여기저기, 즉 내 삶의 이 모습, 저 모습을 보다 보면 내 삶의 단편들이 연결되면서 나를 새롭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나의 역사를 적어보는 주관적 거울 외에, 객관적 거울도 나를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 세상에 나와 있는 진단 도구들을 활용하여 나를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해 보려는 시도이다. 시중에는 몇만 원에서 몇십만 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진단 도구가 나와 있다. 지난달 나는 40대를 마무리하며 제3의 기관에 의뢰하여 나를 잘 아는 직장 동료, 친구, 가족 12명에게 나에 대한 진단을 부탁했다. 이 작업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보는 나 사이에는 어떤 간극이 있는지, 내가 보지 못하는 나의 장점이나 개선점은 무엇인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마흔을 시작할 즈음에는 ‘내 마음 보고서’라는 진단을 받아본 적이 있었다. 수백 가지 질문에 답하면 나를 분석한 책 한 권이 배달되는 서비스였다. 그 책은 지금도 가끔 들여다보면서 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곤 한다.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여러 권의 책이나 자료를 읽어보고, 때로는 강연도 듣는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여러 가지 도구와 혼자만의 글쓰기, 그리고 돌아보기 위한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직장에서 우리는 사업 목표와 현실을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기 위해 많은 시간 동안 회의를 진행하고 노력을 한다. ‘나와의 회의’ 시간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일주일에 한 시간쯤은 조용한 카페나 도서관에서 빈 공책을 펴놓고 내가 가졌던 꿈도 떠올려보고, 나는 지금까지 어디로 와 있는지를 돌아보면 좋지 않을까? 이제 뻔한 강의나 책은 잠시 미루어놓고, 내 삶이라는 ‘도서관’ 혹은 ‘박물관’에는 어떤 발자취가 있는지 살펴보자. 거울을 봐야 나만의 것을 찾을 수 있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주관적 거울#나의 역사#객관적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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