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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사라진 폭염… 롤러코스터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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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사라진 폭염… 롤러코스터 날씨

김윤종기자 입력 2017-08-16 03:00수정 2017-08-1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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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해진 여름… 불안정한 대기 “자고 일어나니 목이 칼칼해서 아침 기온을 확인해 보니 21도였어요. 완전 가을 날씨더라고요.” 회사원 이모 씨(39·서울 마포구)는 창문을 활짝 열고 자다 온 가족이 감기에 걸렸다. 최근 초가을 같은 기온에 많은 비까지 내리면서 ‘벌써 한여름이 끝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13일 이후에는 폭염은 물론이고 열대야까지 사라졌다.

당초 올여름도 기록적인 폭염을 보인 지난해 못지않게 무더울 것으로 예보됐다.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고온 건조한 대륙고기압 사이의 뜨거운 공기층이 한반도 상공에 계속 머무르는 현상이 지난해와 유사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7월까지는 예측대로였다. 지난달 평균 기온(30.6도)은 관측(1973년) 이래 네 번째로 높았다.



○ 갑작스러운 폭우 왜?

8월 들어 ‘반전’이 일어났다. 올해 8월(1∼15일) 평균 기온은 27.6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0도보다 1.4도나 낮다. 강수량 역시 지난해는 27.9mm에 그쳐 폭염을 부채질했지만 올해는 116.7mm로 평년(133.0mm)에 근접했다.

원인은 ‘저기압’ 때문이다. 산둥반도에 있던 저기압이 서서히 한반도로 다가와 13일 서해상에 위치했다. 저기압 주변부의 공기가 대기 상층으로 올라가 구름이 되면서 이날부터 서해상 저기압 동쪽에 있는 한반도 상공에 많은 구름이 형성됐다.

여기에 새로운 변수도 있었다. 정체된 서해상 저기압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를 한반도 상공으로 계속 유입시켰다. 더욱이 14∼15일 오전 지상으로부터 5km 상공에 영하 5도가량의 차가운 공기 덩어리가 한반도를 통과했다. 따듯한 공기와 차가운 공기가 마치 ‘샌드위치’처럼 겹쳐졌다는 것이 기상청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대기가 불안정해졌고, 구름이 강화되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내렸다. 15일 시간당 30mm의 강한 비가 내리면서 서울과 경기 안산 하남 구리 의정부 등을 비롯해 인천과 강원도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

한반도 상공을 채운 구름이 마치 우산처럼 한반도를 덮으면서 햇빛 양이 적어졌고 지상의 공기를 덥히는 현상도 줄어들었다. 낮에 땅이 덜 뜨거워지니 밤에도 열대야가 사라졌다. 기상청은 “이달 15일까지 열대야 일수(8일)는 지난해 같은 기간(14일)보다 훨씬 적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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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같은 날씨로 전력 숨통

예상과 달리 8월의 폭염이 사라지면서 여러 분야에서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폭염 때문에 전력 수요에 문제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실제 지난해 8월 12일에는 폭염으로 역대 최고의 전력 수요량(85.18GW)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대규모 정전(블랙아웃)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부터 누진제로 인한 전기요금 폭탄 논란까지 폭염을 둘러싼 사회적 비용이 상당했다.

올해 역시 폭염이 예보되자 ‘전력량이 충분하다’던 정부는 지난달 일부 기업에 전력 사용 감축을 요청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8월 폭염’이 줄어들면서 전력 부족 문제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논란, 정부의 급전(急電) 지시 파장 등의 이슈가 상대적으로 약화된 모양새다.

이른 더위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영산강 등에 녹조가 기승을 부리면서 관심이 커진 4대강 사업 논란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환경부 조석훈 수질관리과장은 “장마가 끝난 후 폭염과 함께 녹조가 심해지는데 올해는 비가 많이 오고 덜 더워 녹조가 소강상태”라고 말했다.

16일에도 전국이 흐리고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16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 경기 강원 경북 20∼100mm 이상, 충청을 포함한 남부지방(경북 제외) 5∼40mm 등이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내릴 수 있으니 안전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해상의 저기압으로 18일까지는 꾸준히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비가 잠시 멈춘 후 20일 다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 이시우 예보관은 “다음 주 월요일(21일)부터 평년과 같은 여름 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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