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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비리’ 서남대 폐교 후 재산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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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비리’ 서남대 폐교 후 재산환수

임우선기자 , 김광오기자 , 정지영기자 입력 2017-08-03 03:00수정 2017-08-0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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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다음 주 처리방침 확정 교육부가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이 제출한 ‘서남학원 정상화계획서(인수안)’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설립자의 1000억 원대 교비 횡령으로 수년째 사학비리와 부실대학의 대명사로 불려온 서남대는 이에 따라 결국 폐교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계는 새 정부가 ‘비리사학 근절’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만큼 서남대 사례가 현 정부의 부실사학 처리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는 폐교된 비리사학의 잔여재산이 국고로 귀속되도록 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 의대만 챙기려는 인수계획 거부

교육부는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의 서남대 인수안이 서남대의 재정 및 교육 정상화보다는 서남대 의대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인수안을 거부했다. 이재력 교육부 사립대학제도과장은 “서남대 정상화의 핵심은 설립자가 횡령한 교비 333억 원을 메울 재원을 마련하는 것인데 두 대학 모두 재정기여 방안은 없이 의대 발전 방안만 내놨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시립대는 정상화계획서에서 ‘교육부가 먼저 (비리 등 문제로 물러난) 종전이사를 중심으로 정상화를 승인해 주면 시립대가 서남대 남원캠퍼스를 매입한 뒤 종전이사들이 그 돈으로 횡령금을 변제토록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교육부는 “333억 원에 대한 재정기여 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비리를 저지른 종전이사를 중심으로 정상화를 해달라는 건 위법적인 요구”라고 지적했다.


삼육학원은 ‘(서남학원 소속) 한려대를 폐교해 매각대금을 마련하고 여기에 종전이사의 재산 출연을 더해 333억 원을 변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한려대 매각대금은 사학의 재산이지 개인의 돈이 아니기 때문에 변제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종전이사들의 재산 일부는 이미 압류돼 있어 횡령금 보전에 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다음 주 서남대 폐교 방침을 발표한다. 서남대가 없어지면 역대 10번째로 강제 폐교되는 대학 사례다. 현재 재학생 1600여 명은 전공 등을 고려해 인근 대학으로 자동 편입된다. 관심이 쏠리는 서남대 의대 정원은 같은 지역 내의 전북대나 원광대 등이 흡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서남대 재산 청산 후 체불임금 등을 변제받는 것 외에 서남대 교직원 200여 명을 위한 일자리 대책은 없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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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서남대 폐교 후 잔여재산을 국고로 환수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 개정도 추진한다. 현재 사학법은 해산한 학교법인의 청산 후 잔여재산을 ‘정관에 지정된 자’에게 귀속되도록 하고 있다. 법대로라면 서남대 청산 후 남은 재산은 신경학원·서호학원으로 가게 된다. 이 두 학원은 서남대 설립자가 세운 또 다른 학교법인이다.

○ 서울시와 남원시 발끈

서남대가 종전에 강제 폐교된 다른 대학들과 달리 뜨거운 인수 러브콜을 받은 것은 서남대 의대 때문이다. 의대는 대학 전체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신입생 합격 커트라인 상승에도 영향을 준다. 또 모든 전공 중 등록금이 가장 비싸기 때문에 많은 대학이 의대 신설 또는 증원을 원한다. 그러나 의대 정원은 의료인 수급 정책에 맞춰 보건복지부가 관리하기 때문에 신증설이 어렵다.

이날 서울시립대를 통한 서남대 의대 인수에 실패한 서울시는 즉각 반발했다. 서울시는 성명을 내고 “서울시가 5년 동안 약 2070억 원의 재정투자를 하겠다고 했는데 교육부가 이를 반려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정상화계획서 어디에도 2070억 원의 근거가 없다”며 “시의회 의결조차 거치지 않은 예산 편성 추진안만 갖고 재정기여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졸지에 지역 대학을 잃게 된 전북도와 남원시의 반발도 거셌다. 이들은 “교육부가 구조조정 실적을 쌓기 위해 회생 가능한 지방대를 무리하게 죽이려 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교육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서울시립대가 인수하면 서남대는 곧바로 정상화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며 “남원시민들과 함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임우선 imsun@donga.com / 남원=김광오 / 정지영 기자
#서남대#사학비리#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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