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文정부에 경제해법 ‘코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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슘페터 방식 혁신 강조 ‘경제철학의 전환’ 발간
“통화정책 통한 경기부양 한계… 노동-투자-토지 규제 풀어야”

문재인 정부 경제팀의 ‘대부’로 손꼽히는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68·사진)이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담은 경제 관련 책을 내놨다.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고 고용 및 해고의 자유를 늘리는 등 논란이 많은 사안들이 제안되고 있어 새 정부 경제 정책에 실제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출판계에 따르면 변 전 실장은 ‘경제철학의 전환’이라는 제목의 신간을 25일 발간한다. 그는 이 책에서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1883∼1951)의 경제 철학을 저성장 상태에 빠진 한국 경제의 미래 해법으로 제시했다. 슘페터는 혁신을 통한 기업가 정신 고취를 강조한 학자다.

변 전 실장은 책에서 “지난 30년간 단기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려던 정책이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며 “노동 토지 자본 등 생산요소들이 자유롭게 결합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토지와 노동, 투자 등과 관련한 규제 완화를 꼽았다. 한국 사회의 첨예한 논쟁거리 중 하나인 수도권 규제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변 전 실장은 “수도권 규제가 완화되면 엄청난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며 “비수도권을 설득하기 위해 특별기금을 만들고, 고향후원금 공제 제도 등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또 그린벨트 제도에 대해서도 “해제하자”고 밝혔다.

고용과 해고의 자유를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변 전 실장은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정규직 해고가 어려워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 인력 중 최소 1%의 저성과 인력은 해고가 가능하도록 하고, 경영 합리화 차원의 구조조정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공공주택 공급을 늘리고 학비 지원을 확대하는 등 노동자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늘려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변 전 실장은 행정고시 17회로 공직에 입문해 노무현 정부 시절 기획예산처 장관 등을 지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이정도 대통령총무비서관 등 현 정부 고위직 관료들의 상사로 손발을 맞췄던 인연 때문에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변양균#슘페터 방식 혁신#경제철학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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