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승훈 “결혼행진곡 이어 평창 우승행진곡”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6년 열애 여자친구와 6월 3일 ‘백년가약’
“안정된 상태에서 올림픽 준비하겠다”… 신혼여행 미루고 곧바로 훈련 돌입
밴쿠버-소치 이어 3연속 메달 도전

이승훈과 예비 신부 두솔비 씨는 담담하게 애정을 주고받는 뚝배기같은 사랑을 하고 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한결같은 연애를 해온 둘은 내달 3일 한 가정을 이루게 된다.
이승훈과 예비 신부 두솔비 씨는 담담하게 애정을 주고받는 뚝배기같은 사랑을 하고 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한결같은 연애를 해온 둘은 내달 3일 한 가정을 이루게 된다.
한국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29·대한항공)은 올해 2월 강릉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팀 추월 경기 도중 자신의 스케이트 날에 오른쪽 정강이를 베이는 부상을 당했다. 8바늘을 꿰매는 큰 부상이었고, 극심한 통증 때문에 남은 시즌을 접으려 했다. 병상을 지키던 여자 친구는 그런 이승훈에게 “그동안 고생했으니 마음 쓰지 말고 잘 쉬어. 나중에 더 잘하면 되지”라고 말했다.

이승훈은 자신을 이해해 주는 여자 친구로부터 큰 힘을 얻었다. 그녀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됐다. 그는 사흘 만에 부상을 툭툭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그달 말 출전한 삿포로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4관왕(5000m, 1만 m, 팀 추월, 매스스타트)에 올랐다.

이승훈이 내년 2월 열리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친구 두솔비 씨(26)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양가 친척들의 소개로 만나 6년 넘게 사랑을 키워 온 둘은 내달 3일 서울 시내 한 예식홀에서 부부의 연을 맺는다. 두 씨는 해외의 한 예술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재원이다.

평창 올림픽이라는 대사를 앞두고 결혼식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이승훈은 29일 “사실 결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2년 정도 됐다. 오랜 준비 끝에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다. 가정을 꾸리고 안정감 있는 상태로 올림픽을 치르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내년 2월에 열리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세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하는 이승훈은 신혼여행도 대회 이후로 미룰 정도로 평창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승훈은 “지금 신부에게 못해준 것들을 내년 올림픽을 치른 이후에 더 많이 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DB
내년 2월에 열리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세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하는 이승훈은 신혼여행도 대회 이후로 미룰 정도로 평창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승훈은 “지금 신부에게 못해준 것들을 내년 올림픽을 치른 이후에 더 많이 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DB
평창 올림픽에 집중하기 위해 신혼여행도 대회 이후로 미뤘다. 이승훈은 결혼식 이튿날인 4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5일부터 곧바로 훈련을 이어간다. 이승훈은 “예비 신부에게 ‘미안하지만 신혼여행을 미루는 게 어떨까’라고 했을 때 두말없이 양해해 주더라. 그런 마음이 너무 고맙다. 신부는 나에 대한 모든 걸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편안한 사람”이라고 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과 은메달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이승훈(왼쪽 사진). 그는 2014년 소치 대회에서는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동아일보DB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획득한 금메달과 은메달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이승훈(왼쪽 사진). 그는 2014년 소치 대회에서는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동아일보DB
이승훈은 이미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 만한 성적을 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는 남자 1만 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을 땄다. 2014년 소치 올림픽 팀 추월에서는 후배들인 주형준, 김철민과 팀을 이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평창 올림픽에서 3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2016∼2017 ISU 남자 매스스타트 월드컵 랭킹 1위를 차지한 그는 이 종목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팀 추월이나 5000m, 1만 m 등의 종목에서도 메달을 기대할 만하다.

이승훈은 “이전과는 달리 평창 올림픽에서는 혼자가 아닌 ‘가장’ 이승훈으로 뛰게 된다. 당연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색깔을 구분하지 않고 꼭 메달을 따 신부에게 선물하고 싶다. 이왕이면 금메달이면 좋겠다”고 했다.

빙상계 한 관계자는 “이승훈은 스케이트를 처음 시작한 여덟 살 때부터 오전 6시부터 훈련하는 생활을 해 왔다. 평창 올림픽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신부의 역할도 컸다. 동기부여가 확실한 만큼 평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스피드스케이팅#이승훈#이승훈 결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