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령 “옅은 화장도 못하게 하고… 너무 잔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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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前대통령 첫 재판]“중죄 아닌데… 민낯 보니 가슴 아파”… 방청권 신청 안해 법정 못 들어가
박근혜 정부 수석들 말없이 재판 지켜봐

“그래도 여성인데 화장 정도는 옅게 할 수 있게 허락돼야 하지 않나.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흉악범도 아니고 중죄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63·사진)은 23일 법정에 출석한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언급하며 침통해했다. 그는 “얼마 전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빈도 만나고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대변하신 분”이라며 “(초췌한 모습을 보고)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전 이사장은 23일 오전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49)와 서울중앙지법을 찾았다. 법정에 피고인 가족석이 있었지만 미리 신청하지 않아 들어가지 못했다.

박 전 이사장은 “공인으로 사는 분들은 머리 손질이라도 해드릴 수 있었으면 (좋을 텐데), 민낯을 보니까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한 일은 사법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헌법에 보장돼 있다”며 “그런데 다 공범으로 엮여서 여기까지 온 걸 생각하면, 당사자의 마음을 헤아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법원에 오지 않은 박지만 EG 회장(59)과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43)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오고 싶어도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마음은 여기 있을 것이고 실제로 뒤에서 (박 전 대통령의) 건강과 평온한 마음을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청석에는 김규현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64)과 배성례 전 홍보수석(59), 허원제 전 정무수석(66) 등 박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참모들의 모습도 보였다. “심경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91)는 자택에서 TV를 지켜보며 “현직 대통령을 (끌어내려) 감옥에 넣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의 사촌오빠인 박준홍 자유민주실천연합 총재(70)는 “주변에서 같이 법원으로 가자고 했지만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어 집에서 지켜봤다”고 밝혔다.

김동혁 hack@donga.com·김민·최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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