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太지역 美 군사력 강화… 사드 포함 국방예산 증액”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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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소속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 “北-中위협 맞서기 위해 필요”
한국 사드 배치비용 美부담 시사

공화당 소속 맥 손베리 미국 하원 군사위원장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미사일방어체계(MD) 능력 강화를 위해 미군 예산을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사드 비용을 부담하라”고 요구한 것과 달리 사드 등 미군 무기 비용은 자체 부담한다는 의회 내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손베리 위원장은 22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태 지역에서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내년도 관련 미군 예산을 21억 달러(약 2조3469억 원)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베리 위원장은 이런 내용을 담은 법안을 빠르면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총기류 등 군수품 보급에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 사드를 포함한 미사일 방어에 10억 달러, 항공전력 강화에 1억 달러를 추가 배정할 계획이다.

특히 사드 등 미사일 방어를 위해 10억 달러를 더 쓰겠다고 밝힌 만큼, 한국에 배치된 사드 관련 예산으로 얼마나 연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손베리 위원장은 CNN 인터뷰에서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을 강조하며 사드 등 미사일 방어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요즘 내 주변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 그냥 질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잇따른 도발에 대해 진심으로 우려하고 걱정하고 있다”며 “아태 지역에서 중국의 굴기를 견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로선 북한의 군사 도발이 더 시급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올해 초 ‘아태지역 안전 이니셔티브(Asia-Pacific Stability Initiative)’ 구상을 소개하며 향후 5년간 아태 지역 내 미군 인프라 개선 및 추가 훈련, 병력 및 군함 배치 확대 등의 비용으로 약 75억 달러(약 8조4000억 원)를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 특사단을 만나 “사드 비용은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재확인한 바 있다.

미 의회의 군사 예산을 주도하는 매케인, 손베리의 아태 지역 군사력 증강 방안은 버락 오바마 시대의 ‘유럽 안보 재확인 구상’을 모델로 한 것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침공하자 동유럽 지역에 미군 군사력 증대를 위해 국방예산을 증액했는데, 북핵 위협이 눈에 띄게 증가한 만큼 아태 지역의 군사력이 어느 지역보다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손베리 위원장은 이른바 ‘위험 지역’ 내 미군 증강으로 국지적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날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가진 미군 현대화 관련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유럽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동유럽에 미군을 상시 주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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