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의사 ‘화장·올림머리’가 규정?…서울 한 대형병원 복장 매뉴얼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5월 23일 17시 43분


코멘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의사 용모·복장 매뉴얼’이 논란에 휩싸였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전공의협의회)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성모병원이 제작하고 있는 의사 용모·복장 매뉴얼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철회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해당 매뉴얼은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전체 의사직을 대상으로 공지된 것으로 △여성의 용모복장 △여성의 용모복장 Good & Bad △남성의 용모복장 △남성의 용모복장 Good & Bad △용모복장체크리스트 등으로 구성됐다.

전공의협의회이 지적한 문제가 된 부분은 ▲‘화장기 없는 얼굴은 건강하지 않게 보이므로 생기 있는 메이크업’을 지시(여성) ▲눈썹 정리와 아이브로우 사용, 아이라인 혹은 마스카라의 사용과 블러셔, 립스틱에 대한 구체적인 색상 지시 및 수정화장 지시(여성) ▲은은한 향수 사용 권장(남녀공통) ▲뒤 옷깃에 닿는 머리부터는 올림머리로 연출, 헤어 제품을 사용하여 잔머리를 완전히 없앨 것(여성) ▲코털 정리(남성) ▲로션 사용(남성) ▲마스크 착용 시에도 메이크업 및 틴트 사용으로 입술 색깔을 ‘화사하게’ 할 것(여성) ▲체크리스트에서 성별을 분리하여 메이크업과 스타킹 등에 대한 지시 수록(여성) 등이다.

감염관리 등 의료인이 추구해야 할 합리적인 복장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여의사를 화사하게 단장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성차별적이며 시대착오적이라는게 전공의협의회 측 주장이다.

안치현 전공의협의회 여성수련교육이사는 “의료인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성별에 따라 그 역할에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전공의들에게만 추가적인 외모 관리를 요구하는 것은 구태의연한 성차별로 여성 전공의를 한사람의 의료인이 아닌 성적 대상으로 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성모병원은 공식적으로 매뉴얼을 제작·배포한 것이 아니라 내부 검토 단계에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성모병원은 환자 중심의 대면 진료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용모·복장 매뉴얼을 논의하게 된 것이라며, 남녀에 따른 구분을 한 것일 뿐 성차별의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병원 측은 이어 논란이 없도록 일부 미비한 점은 재검토해 수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