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첨단 ICT-환경 노하우 배워 아프리카에 ‘한강의 기적’ 만들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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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공적개발원조 현장 가보니

세계은행이 주최한 ‘녹색혁신 한국의 날(KGID)’ 행사에 참가한 아프리카 각국 정부 및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드론을 활용한 지적도
 제작 방법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지적도는 사회간접자본 구축에 필수 요소지만, 상당수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적도 보유율이 낮은
 편이다. 다르에스살람=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세계은행이 주최한 ‘녹색혁신 한국의 날(KGID)’ 행사에 참가한 아프리카 각국 정부 및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드론을 활용한 지적도 제작 방법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지적도는 사회간접자본 구축에 필수 요소지만, 상당수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적도 보유율이 낮은 편이다. 다르에스살람=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이 드론으로 손쉽게 측량을 할 수 있다고요?”

7일(현지 시간)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의 한 대학 연구실. 한국국토정보공사(LX) 기술자문위원인 이문석 호정솔루션 대표의 설명에 참석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참석자 대다수는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 관료들이다. 도로나 철도, 하천 정비 등 대형 토목공사를 하려면 정확한 지적도 확보가 필수다. 하지만 아프리카 영토의 상당 부분은 측량 작업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대한민국 영토의 약 10배인 탄자니아 역시 국토의 약 40%만 지적도를 확보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산지, 하천 등 접근이 어려운 곳도 손쉽게 촬영할 수 있다”며 “일반 항공촬영보다 정밀하지만 비용은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탄자니아는 아프리카 중동부의 떠오르는 개발도상국이다. 킬리만자로, 세렝게티 등 관광자원과 각종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연평균 7%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현 상황이다. 탄자니아의 경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10분의 1인 약 260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사회간접자본도 미비하다. 기반시설의 확충 없이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 보니 선진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수요가 높은 편이다.

이달 초 다르에스살람에서 열린 세계은행의 ‘녹색혁신 한국의 날(KGID)’ 행사는 바로 이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계은행은 2011년 한국 정부와 협약을 맺고 한국녹색성장기금(KGGTF·그린펀드)을 조성했다. 현재까지 101개 사업을 통해 48개 국가에 기금이 지원됐다.

행사장을 찾은 아프리카 각국의 정부,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그린펀드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라고 입을 모았다. 도로 건설에서 통신망 구축, 하수처리시설 설치, 해양수산물 탐지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지원에 기금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녹색성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개발전략으로 전 세계가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국의 ODA 사업에 깊숙이 관여해온 세계은행과의 협업도 시너지를 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다르에스살람 시내를 관통하는 간선급행버스(BRT) 노선의 경우 대표적인 ODA의 성과물이다. 세계은행의 지원을 통해 BRT 노선이 구축되면서 2시간 거리가 45분으로 줄었다.

하지만 중국, 일본은 한국에 위협 요소다. 중국과 일본은 탄자니아 등을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활발하게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2013년 시진핑 주석이 방문해 100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은 앞서 1970년부터 6년간 잠비아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을 잇는 1860km 길이의 철도를 건설한 바 있다. 일본은 일본국제협력단(JAICA) 주도로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지독한 교통정체를 겪고 있는 공항과 시내 연결도로에 고가도로를 건설하는 사업 역시 JAICA의 원조에 따른 사업이다.

그래도 빠른 성장의 경험과 친환경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 등은 아프리카 관료들에게 매력 요소가 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노하우를 현지에 이식하려는 노력도 현지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고 있다. 재뉴어리 마캄바 탄자니아 환경부 차관은 “‘한강의 기적’을 우리도 맛보고 싶다.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환경 노하우를 보유한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르에스살람=박창규 기자 kyu@donga.com

※ 세계은행 한국녹색성장기금 (KGGTF·그린펀드)


한국 정부가 녹색성장 기술 및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기 위해 2011년 세계은행과 협약을 맺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000만 달러(약 456억 원)를 출연해 조성한 기금. 지난해부터 2019년까지 4800만 달러(약 547억 원)를 추가로 출연할 예정. 기금은 아프리카, 남아시아 등 개도국의 도시, 교통, 에너지 등의 개발 지원에 쓰이고 있음.
#탄자니아#ict#공적개발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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