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보다 성과로 인사… 내실 다져 수익 높일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조용병 신한금융회장 내정자 인터뷰

 “신한금융은 나이보다 성과로 인사를 할 것이다. 젊어도 능력이 있으면 위로 올려주고, (일을 그만둘) 나이가 돼도 성과가 있으면 그대로 간다.”

 신한금융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조용병 신한은행장(60·사진)이 20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신한 인사의 핵심은 성과주의”라며 이같이 밝혔다. 성과연봉제 도입 등 금융권에 성과주의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차기 회장으로서 신한금융의 인사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조 내정자는 현 한동우 회장(69)보다 9세 젊다. 그는 “세대교체 이야기가 있는데 나도 벌써 예순이다. 우리 은행권에서는 많지 않은 나이지만, 글로벌 금융회사들과 비교하면 젊다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내정자는 19일 신한금융 본점에서 열린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에 내정됐다. 그는 면접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더 오래 발표를 했다. 이에 대해 “계열사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고, 준비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 보험 등 다른 계열사의 사업이 생각보다 폭이 넓고 깊다는 생각이 들어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회추위가 역대 회장에게 후보들에 대한 평판을 모두 듣고 심층 분석했을 정도로 선출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영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자산운용사 사장을 하다가 은행장으로 올 때 ‘작은 일 하다가 큰일 할 수 있겠냐’라는 질문을 들었지만 결국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에서 사업 비중이 큰 은행을 경험했기 때문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원들에게 외형 성장보다 리스크에 따라 성과를 낼 것을 주문하고 있다. 리스크가 낮으면 적게, 리스크가 크면 그에 맞게 값을 제대로 받아야 한다.”

 그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내실을 다져 수익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금융사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 내정자는 외형 성장보다 내실을 강조했다. 점포 통폐합을 통해 경비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도 했다.

 동시에 금융그룹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자산관리 부문에 집중할 뜻도 내비쳤다. 금융 당국이 규제를 풀었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펀드 등을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당장 신한은행은 23일 내부 인사를 앞두고 있다. 회장 취임 전 행장으로서의 마지막 인사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지점장 승진자의 70%를 40대로 채우는 파격 인사를 단행해, 이번 인사에서도 성과주의에 따른 세대교체가 예고되고 있다.

 조 내정자는 다음 달로 예정된 차기 행장 선출과 관련해서는 “내 소관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신한 문화에 맞는 사람’, ‘은행 수익(성과)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 문화와 관련해서는 “처음 신한을 만들 때 로마사 공부를 많이 했다. 1000년 로마의 힘은 개방성과 수용성, 도전과 혁신에서 비롯됐다. 이런 부분을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고 프로세스가 이미 만들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직원들이 행복한 조직’도 강조했다. 조 내정자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변화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신한금융#조용병#성과주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