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키운 꼴찌 3팀 “돌풍을 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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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8~10위 LG, SK, 전자랜드… 국내파 장신 없어 외국선수에만 의존
장신 대어 영입 다양한 전술 가능해져

 쉽게 뚫리던 ‘구멍’을 메웠다. 올 시즌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지난 시즌 최하위 3팀은 전력 보강을 알차게 했다. 지난 시즌 나란히 8∼10위로 자존심을 구겼던 LG, SK, 전자랜드는 공통된 약점이 있었다. 꾸준하게 점수를 올려주면서 리바운드까지 가담해 줄 장신 국내 선수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3팀은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중심의 단조로운 공격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LG는 지난 시즌 득점왕인 트로이 길렌워터가 주로 외곽에서 공격을 했다. 문제는 길렌워터가 던지는 외곽 슛이 림을 빗나가면 상대에게 손쉽게 수비 리바운드를 넘겨줘야만 했다는 것이다. 토종 센터 김종규가 골밑에서 분전했지만 혼자서 골밑을 지키기에는 힘이 부쳤다. 지난 시즌 LG의 팀 리바운드는 경기당 33.9개로 10개 팀 중 9위였다. 리바운드에서 약점을 노출하다 보니 슈터들은 과감하게 슛을 던지지 못했고, 상대 팀에는 번번이 속공 기회를 내줬다.

 LG는 올 신인 드래프트에서 연세대의 센터 박인태(202cm)를 뽑으며 높이를 보강했다. 박인태는 올 신인 선수 중에서 1순위로 모비스에 지명된 이종현(206cm)과 맞설 수 있는 센터로 평가받는다. 파워포워드와 센터를 번갈아 맡으며 김종규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는 내년 초 상무에서 제대하는 국가대표 가드 김시래가 합류하면 높이를 이용하는 공격 전술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국가대표 최준용(200cm)을 건진 SK도 국가대표 주전 가드인 김선형으로 시작되는 공격 옵션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최준용에게 수비가 몰리는 틈을 타 국가대표 슈터인 변기훈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게 됐다. 장신에 스피드까지 갖춘 최준용은 외곽 속공과 골밑 공략이 가능하다. SK 문경은 감독은 “큰 신장에 기동력이 좋아 슈팅 가드에서 파워포워드까지 맡을 수 있는 최준용이 코트 전체에서 움직여주면 상대로서는 큰 부담을 가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SK는 내년 초 상무에서 제대하는 국가대표 센터 최부경까지 합류하면 국가대표 라인을 구축하게 된다.

 전자랜드 역시 국가대표 강상재(200cm·고려대)를 선발하면서 장신 해결사 확보라는 숙원을 단숨에 풀었다.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3점슛 라인 안쪽에서의 득점 성공률이 50.23%로 10개 팀 중 최하위였다. 정영삼, 박성진, 정병국 등 외곽 슛에 강점을 가진 선수가 여럿 있지만 골밑이나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확률 높은 득점을 할 수 있는 선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강상재는 상대 센터를 등지고 던지는 야투가 정확하다. 올 시즌 대학리그에서 3점슛 성공률도 40%(39.39%)에 육박했다. 악착같은 리바운드도 강점이다. KGC에서 이적한 가드 박찬희의 패스를 득점으로 결정지을 강상재의 합류만으로도 전자랜드는 전력 상승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프로농구#박인태#최준용#강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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