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품질 불만인데… 아이돌 광고에만 빠진 이통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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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자사 상품 홍보를 위해 유명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 우주소녀의 일부 멤버를 추려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 ‘Y틴’(위 
사진)을 결성해 3일부터 TV 광고 등에 노출시키고 있다. 아래 사진은 SK텔레콤 광고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AOA의
 설현. KT 제공·동아일보DB
KT는 자사 상품 홍보를 위해 유명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 우주소녀의 일부 멤버를 추려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 ‘Y틴’(위 사진)을 결성해 3일부터 TV 광고 등에 노출시키고 있다. 아래 사진은 SK텔레콤 광고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AOA의 설현. KT 제공·동아일보DB
직장인 김지혜 씨(31·여)는 업무 특성상 노트북PC를 스마트폰에 연결해 인터넷에 접속(테더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상대방으로부터 “소리가 안 들린다”는 말을 자주 들어 불편을 겪고 있다. 김 씨는 “도서산간 지역에는 여전히 통화가 안 되는 곳이 많고, 전화 도중 인터넷 이용이 쉽지 않아 불편한데 이런 사항은 시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통사가 올해 상반기(1∼6월)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 등에 연간 계획 대비 4분의 1가량의 투자비용만 집행하는 등 소비자 통화품질 향상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선전비에는 전년 동기보다 늘어난 4500억 원을 쏟아붓고 있어 ‘내실보다는 외형’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상반기에 연간 계획 4분의 1만 집행

29일 이통 3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에 1조4367억 원을 투입했다. 이는 연초에 목표했던 6조1000억 원의 23.5%에 불과한 액수다.

이에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주 이통사 임원들과 회의를 갖고 ‘연초에 계획했던 대로 투자를 집행해달라’는 특별요청을 하기도 했다. 통화품질 개선을 위한 시설 및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내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과거 이통사가 성장하던 시절에는 연초에 자신들이 설정한 목표치보다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간은 목표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통신 산업 발전을 위해 통신사가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5월에 있었던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다른 자금 지출을 자제하면서 투자가 줄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투자 절차상 통상 하반기(7∼12월)에 더 많이 집행되는 경향이 있어 하반기에는 투자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투자 부진과 달리 소비자 편익과는 관계가 없는 이통사의 선전비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통 3사의 올해 상반기 선전비는 4508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361억 원) 대비 147억 원가량 증가했다. 인기 아이돌의 경우 TV 광고 등에 노출하는 대가로 1년 계약에 5억∼10억 원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인터넷, 통화 품질은 계속 저하

이통사가 설비투자, 연구개발에 소홀한 가운데 소비자들은 인터넷 서비스 이용 속도 저하, 통화 품질 저하 등 불편에 시달리고 있다.

미래부가 매년 내놓는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동통신서비스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A 서비스 기준 전송속도는 2015년 이통 3사 평균 다운로드 속도 기준 108.39메가비트(Mbps)로 2014년 114.4Mbps보다 하락했다.

3세대(3G) 평균 다운로드 속도도 2015년 4.75Mbps로, 2014년(5.1Mbps)보다 하락했다. 이에 실제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웹서핑 시간은 2.3초에서 2.63초로 늘어났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노트북, 태블릿PC 등을 스마트폰과 연결해 인터넷에 접속했을 때 상대방에게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불편을 겪고 있다. 또 통화 중 인터넷 검색 시 제대로 접속이 되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소비자를 현혹하는 마케팅 비용보다는 실질적으로 이용자가 내는 비용만큼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통신사의 망고도화나 통화 품질 향상을 위한 설비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이통사#통화품질#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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