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주파수 20㎒만 경매… 80㎒는 SKT-KT에 재할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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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16년 만료 대역 배분안 확정
100㎒ 전체 경매 원했던 LGU+ 울상… 다 지킨 KT 웃고 SKT는 일단 안도

정부가 내년 12월로 이용 기간이 끝나는 2.1GHz 대역 주파수 100MHz폭(SK텔레콤 60MHz폭, KT 40MHz폭) 중 SK텔레콤 몫 20MHz폭만 경매에 부치기로 했다. 최소 1조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주파수 20MHz폭이 내년 상반기(1∼6월) 경매에 나오게 되면서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전쟁(錢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이용자 보호와 서비스 연속성이 명분

미래창조과학부는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2.1GHz 대역 주파수 배분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경매에 나오는 20MHz폭을 제외한 나머지 80MHz폭은 SK텔레콤과 KT에 40MHz폭씩 재할당된다.

현재 2.1GHz에서는 이동통신 3사가 롱텀에볼루션(LTE)용과 3세대(3G)용 주파수를 모두 가지고 있다. SK텔레콤이 60MHz폭(40MHz폭 LTE용), KT가 40MHz폭(20MHz폭 LTE용), LG유플러스가 20MHz폭(LTE용)을 사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SK텔레콤과 KT가 사용하는 주파수가 내년 말로 이용 기간이 끝난다. LG유플러스는 2021년 말까지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결정으로 SK텔레콤은 이용 기간 만료 주파수 가운데 20MHz폭을 경매에 내놔야 하는 반면 KT는 사용하던 주파수를 그대로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미래부 관계자는 “두 회사가 지금까지 이 주파수에 막대한 투자를 한 데다 앞으로도 투자를 계속 유도할 필요가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20MHz폭 정도는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어느 사업자가 확보하더라도 서비스 저하 및 투자 단절 문제가 없기 때문에 공정경쟁 차원에서 적정한 시장가격이 형성될 수 있도록 경매에 내놓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 2.1GHz에 사활 거는 이동통신사

이동통신 3사는 이미 9월부터 2.1GHz 대역 주파수 재분배를 각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여 왔다. 2.1GHz 주파수가 경제적 가치가 높은 ‘황금 주파수’로 불리기 때문이다.

2.1GHz 대역은 해외에서도 3G나 롱텀에볼루션(LTE)용으로 많이 쓰이는 공통 대역이어서 국제 로밍과 단말기 호환이 가능하다. 이 대역 주파수를 가지고 있으면 해외여행이 잦은 소비자들에게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이통3사, 2016년 상반기 ‘1조대 주파수 錢爭’ ▼

황금주파수 경매

또 이동통신 3사가 모두 20MHz폭을 LTE용으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20MHz폭만 LTE용으로 더 확보하게 되면 추가적인 장비 투자 없이 속도가 2배 더 빠른 광대역 LTE 서비스(40MHz폭에서만 가능)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이번에 경매에 부쳐질 20MHz폭은 일반적인 20MHz폭보다는 더 가치가 크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진행됐던 주파수 경매 사례를 들어 이번 20MHz폭이 최소 1조 원 이상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2011년 이전에는 정부가 ‘적당한 가격’으로 주파수를 분배해 줬지만 2011년부터 경매제가 도입되면서 주파수 가치가 급증했다.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 3색’

이번 결정에 대해 이동통신 3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주파수를 모두 지켜낸 KT는 ‘함박웃음’, 일부를 경매에 내놔야 하는 SK텔레콤은 ‘그나마 안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 기간 만료 주파수를 모두 경매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했던 LG유플러스는 ‘울상’을 짓고 있다.

2.1GHz 대역에서 20MHz폭을 추가로 확보해 광대역 LTE 서비스를 제공하려던 LG유플러스는 20MHz폭만 경매에 나오게 되면서 SK텔레콤과의 한판 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SK텔레콤 역시 이미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를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경매에 ‘다걸기’로 나설 공산이 크다. 이미 투자한 금액이 큰 데다 가입자가 다른 두 회사보다 많기 때문에 더 많은 주파수를 확보하고 있어야 품질 저하 없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자금 동원력에서 SK텔레콤에 비해 열세인 LG유플러스가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SK텔레콤은 이용 기간이 만료된 주파수 전체를 재할당받는 것이 최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최소한의 주파수만 경매에 내놓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매에 나온 주파수를 반드시 찾아와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반면 KT는 사용하던 주파수를 모두 지켜냈고, 20MHz폭 경매에도 도전해 볼 기회가 있기 때문에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김기용 kky@donga.com·신무경 기자
#황금주파수#skt#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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