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콘텐츠 벤처 한데 모아… ‘일자리의 못자리’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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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분야 고용 창출 어떻게

학생들이 문학 콘텐츠를 이용한 놀이를 개발한 벤처기업 ‘놀공’의 게임을 즐기고 있다. 놀공은 내달 문을 여는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벤처단지는 우수한 문화기업을 육성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놀공 제공
학생들이 문학 콘텐츠를 이용한 놀이를 개발한 벤처기업 ‘놀공’의 게임을 즐기고 있다. 놀공은 내달 문을 여는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벤처단지는 우수한 문화기업을 육성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놀공 제공
2011년 설립된 벤처기업 ‘놀공’. 직원이 10여 명인 이 작은 기업의 이름에는 ‘놀듯이 공부하자’라는 뜻이 담겨 있다. 놀공은 문학작품을 테마로 교육용 놀이를 개발해 기업과 학교 등에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회사다.

놀공은 최근 독일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를 놀이로 만들었다. ‘파우스트’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욕망을 채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놀공은 이런 게임을 통해 문학작품의 주제를 체득할 수 있는 집단 게임을 고안했다. 이 회사는 조지 오웰의 ‘1984’,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도 놀이로 만들었다.

놀공을 비롯해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작은 기업 90여 곳이 내달 서울 중구 청계천로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한다. 이곳은 문화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메가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을 양성하는 ‘문화산업의 못자리’를 표방하고 있다. 문화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곳이기도 하다.

○ 일자리를 만드는 문화창조융합벨트

벤처단지는 문화창조융합벨트의 일부다. 융합벨트는 벤처단지를 비롯해 문화창조융합센터, 문화창조아카데미, 케이컬처밸리(K-Culture Valley) 등 크게 4개의 거점으로 구성된다. 먼저 2월 서울 마포구에 문을 연 문화창조융합센터는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자의 콘텐츠 기획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콘텐츠 산업 창작자들을 연계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해 연간 200여 명의 우수 창작자를 배출할 계획이다.

문화창조아카데미는 내년 2월 서울 동대문구 옛 홍릉연구단지 내에 문을 연다. 아카데미는 콘텐츠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고 기술을 개발한다. 이곳은 졸업과 동시에 창업 등을 통해 산업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현장형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2017년 경기 고양시에 문을 여는 케이컬처밸리는 경기도가 민간자본 1조 원을 유치해 대규모 한류 테마파크로 조성한다.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구체적 실현 방안인 융합벨트가 완성되면 콘텐츠 산업의 기획과 인력 양성, 생산, 소비의 종합체계가 갖춰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벨트가 생기면 향후 5년 동안 5만3000여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 콘텐츠 산업은 ‘청년 일자리’

콘텐츠 산업은 고부가가치의 신성장동력 산업이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큰 분야다. 국내 콘텐츠 산업 종사자는 2013년 기준 62만 명에 이른다. 이 중 29세 이하 종사자가 31%를 차지하고 있어 청년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 업종에서 29세 이하 종사자의 비율이 평균 14.8%라는 점을 감안하면 콘텐츠 분야는 젊은층이 선호하는 일자리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기준 세계 7위의 콘텐츠 소비 및 생산국이다. 국내 매출이 95조 원에 53억 달러(약 6조1000억 원)의 수출을 달성했다. 또 콘텐츠 산업은 다른 산업과의 연계효과도 크다. 드라마나 음악 같은 한류로 인한 다른 산업의 연관 수출 증가 효과도 크다. 콘텐츠진흥원의 분석에 따르면 콘텐츠 수출이 100달러 증가하면 소비재 수출이 412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개선할 점도 많다. 콘텐츠 산업은 프로젝트에 따라 인력이 조직되고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해산하는 형태의 계약직 조직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고용 안정성이 낮고 사회보장제도도 미흡한 경우가 많다. 지역적 불균형도 심각한 편이어서 전체 콘텐츠 기업의 50% 정도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 기업이 전체 콘텐츠 산업 매출의 76%를, 전체 종사자의 71%를 고용하고 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놀공#문화콘텐츠#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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