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자마자 김밥-떡볶이… “고향에 왔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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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개봉 ‘메이즈 러너’ 이기홍… 또 다른 주연 브로디생스터
“팬들이 준 선물, 예술입니다”

“팬들에게 선물을 많이 받았는데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분이 많아 깜짝 놀랐어요.”(이기홍) “제 학교 과제로 내고 싶을 정도였다니까요.”(토머스 브로디생스터)

미국 할리우드 영화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17일 개봉·12세 이상)의 개봉을 앞두고 영화에서 민호 역을 맡은 이기홍(29)과 뉴트 역을 맡은 토머스 브로디생스터(25)가 내한해 3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메이즈 러너’는 종말 이후의 세계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가진 소년 소녀 무리가 자신들을 이용하려는 조직 위키드에 대항해 분투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개봉한 ‘메이즈 러너’ 1편은 할리우드 영화로는 비교적 저예산(3400만 달러·약 404억 원)이었지만 전 세계에서 3억4000만 달러(약 4040억 원)가 넘는 흥행 수입을 거두며 크게 성공했다. 1편에서 갇혀 있던 미로 속에서 탈출한 주인공들은 2편에서 처음 세상으로 나가 위키드의 실체와 마주한다.

한국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이기홍은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질문에 답했다. 단역에 가까운 조연을 맡아 왔던 그에게 주조연급으로 출연한 ‘메이즈 러너’는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출세작이다. 그는 이 역할로 지난해 피플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새벽 4시에 한국에 도착했는데도 팬들이 반겨주셔서 정말 놀랐어요. 도착한 그 순간 정말 ‘고향에 왔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 겨울이면 집 앞에서 눈 놀이를 하던 것이 생각나네요.”

그는 한국에 도착한 직후인 지난달 3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김밥과 떡볶이를 먹는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브로디생스터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2003년)에서 드럼을 치는 소년 샘 역할로 알려진 아역배우 출신.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다. ‘메이즈 러너’는 그가 성인배우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1편과 달리 이번에는 덥고 건조한 곳에서 촬영을 해야 했어요.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출연 배우들이 대부분 같은 또래들이라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죠. 기홍과는 특히 유머 감각이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이기홍과 브로디생스터는 기자회견 내내 서로에게 농담을 던지며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이기홍이 “토머스는 ‘정변(바르게 변한다는 뜻으로 아역배우가 어릴 때 모습을 간직한 채 잘 성장한 것을 가리키는 인터넷 신조어)’의 대표 사례다.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멋진 사람”이라며 브로디생스터를 칭찬하자 브로디생스터는 “영화 속 민호는 민첩하고 남자다운 역할이지만 실제 기홍은 사랑스럽고 귀엽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라는 수식어가 필요 없는 훌륭한 배우”라고 화답했다.

“주로 젊은 관객에게 인기가 많지만, ‘메이즈 러너’는 모든 연령대의 전 세계 사람들에게 통하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종말이 닥친 혹독한 환경에서도 사랑과 우정, 희망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브로디생스터)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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