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투구’ 극찬받던 로저스, 등판할수록 위력 떨어져…무슨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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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외국인투수 로저스. 스포츠동아 DB
한화 외국인투수 로저스. 스포츠동아 DB
프로야구 한화 외국인투수 로저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지난달 2일 국내 무대를 밟은 뒤 괴물 투수로 이름을 날리던 로저스. 하지만 최근 2군으로 내려가는 과정에서 숱한 의문부호를 쏟아내고 있다.

로저스가 입국할 당시 “2군에 내려가는 것 없이 바로 선발 기용할 것”이라며 무한 신뢰를 보였던 한화 김성근 감독의 태도도 사뭇 달라졌다. 김 감독은 “로저스가 3일 2군에서 한 경기 뛰어보고 1군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로저스의 실전감각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 하지만 지난달 22일까지만 해도 “국내외 선수를 통틀어 최고다. 알면서도 못 치는 게 로저스의 공”라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던 김 감독이었다. 한화 입단 후 로저스는 뛰어난 기량에 동료들과의 끈끈한 친화력까지 지녔다는 찬사를 들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타격 훈련을 하는 돌출행동에 대한 눈총을 사고 있다.

구세주처럼 등장한 로저스의 갑작스런 엔트리 말소 이후 김 감독은 4일 연속 경기 전 인터뷰까지 거절했다. 감독이 ‘말 못할 무언가’가 있지 않겠냐는 추측들이 쏟아진 까닭이다. 심판과 판정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더니 강판 후 더그아웃에서 글러브를 집어던지는 등 분위기를 흐린 로저스를 잡기 위한 김 감독 특유의 예방조치라는 관측이 가장 힘을 얻고 있다. ‘로저스 길들이기’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로저스야 욕심이 나니 자꾸 던지려고 한다. 계약에 옵션도 있을 거고 내년 계약에 대비해서 실력 과시도 해야 되고.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감독님은 로저스가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닌가 하는 여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 감독 역시 “던질 상황이 아니었다. (로저스를) 엔트리에 남겨두면 공을 던지고 싶어 할 거고 우물쭈물 할 바에야 제외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의 활약은 연봉 수준이 더 높은 일본리그 진출의 교두보가 된다. 한화는 로저스와의 단기계약에서 100만 달러 가까이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가 내년 시즌 로저스와 전 시즌을 계약하려면 250만 달러 이상은 제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화 내부에서는 ‘구단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로저스가 내년 한화와의 재계약이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구단과 틀어져 태업을 하고 있다는 애기까지 들린다. 한화 측은 “워낙 핫한 친구라 소문이 무성할 뿐 아직 재계약을 논의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며 선을 그었다.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치던 로저스는 등판을 거듭할수록 위력이 떨어지고 있다. 컨디션 저하에 구질이 상대팀에게 간파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저스에 대해 김 감독이 보여 줄 신의 한수가 무엇일까. 5위 경쟁이 뜨거운 시즌 막판 프로야구에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또 하나 떠올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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