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묵은 V 갈증, 5일밤 날려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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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숙명의 일본전
통산전적 앞서지만 최근 2무2패 열세… 상대 잘 아는 J리거들 출전 가능성

2010년 5월 24일 일본 사이타마 경기장. 당시 축구 국가대표 주장 박지성(은퇴)이 일본과의 평가전(2-0 승리)에서 전반 6분 선제 결승골을 넣고 일본 응원단을 바라보며 천천히 걷듯 펼쳤던 ‘산책 세리머니’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은 당시 일본전 통산 40번째 승리를 기록하며 일본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

그 뒤로 한국은 한 번도 일본을 꺾지 못했다. 통산 전적(40승 22무 14패)에서 크게 앞서지만 최근 4경기에서는 2무 2패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1)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5일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에서 5년 만의 일본전 승리를 노린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과 일본이 오랜 라이벌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런 부분을 의식하면 우리 스타일의 축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도 한일전의 중요성을 모를 리 없다. 2일 중국전 완승으로 고양된 분위기도 한순간에 가라앉힐 수 있는 게 ‘축구 전쟁’ 한일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회 전 “나도 생각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결과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일본전에는 일본 선수들을 잘 아는 J리거들에게 선발 출전의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안컵 대표팀 23명 중 J리거는 5명. 이 중 골키퍼 구성윤(콘사돌레 삿포로)을 뺀 4명이 필드 플레이어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 선발 명단에 J리거를 한 명도 넣지 않았다. 반면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을 포함한 중국 리그 소속 3명은 모두 풀타임을 뛰게 했다. 중국전에서 뛴 J리거는 후반 교체 선수로 들어간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와 정우영(빗셀 고베)뿐으로 각각 11분과 1분만 뛰었다.

중국전 후반 막판에 투입돼 6분을 뛴 장신 공격수 김신욱(196cm·울산)도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신욱은 대회 참가 4개국 중 평균 신장이 가장 작은 일본을 상대로 골문 앞 포스트 플레이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신욱은 “그동안 일본전에는 아예 못 나가거나 교체돼 들어갔다. 높이를 이용할 수 있는 공격 루트를 만들어 반드시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우(사간 도스)를 포함한 대표팀 내 J리거들은 경계 대상으로 하나같이 우사미 다카시(감바 오사카)를 꼽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뛴 우사미는 올 시즌 J리그 득점 선두(16골)를 달리고 있다.

6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0위 싱가포르와 득점 없이 비긴 데 이어 2일 북한(129위)전에서도 1-2로 역전패해 자국 팬들의 비난이 들끓고 있는 일본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한=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슈틸리케호#숙명#일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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