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울산공장 폭발 6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폐수처리장 저장조 용접중 ‘펑’… 잔류가스에 불티 튄 듯… 지붕 붕괴

울산석유화학공단 내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에서 폐수저장조가 폭발해 협력업체 직원 등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고는 3일 오전 9시 16분경에 일어났다. 당시 울산 남구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의 폐수처리장 저장조에선 협력업체인 현대환경산업 소속 근로자 이모 씨(55) 등 6명이 펌프 용량 증설 공사를 하던 중이었다. 이들은 저장조 지붕 위에서 용접을 하거나 자재를 옮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펑’ 하는 굉음과 함께 두께 20cm인 콘크리트 저장조 지붕이 산산조각 나면서 사방에 흩어졌다. 작업 중이던 근로자 6명 중 2명은 폭발 충격으로 현장에서 5∼10m 떨어진 경비실과 침전조 지붕 위에서, 나머지 4명은 저장조 안에서 발견됐다. 근처 경비실에 있던 한화케미칼 경비원 최모 씨(52)도 파편에 맞아 다쳤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울산병원과 중앙병원으로 옮겨졌다. 사망자 가운데 천모 씨(28)는 대학 졸업 뒤 취업을 준비하다 지난달 8일부터 현대환경산업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던 중 변을 당했다. 대학에서 환경 관련 학과를 전공한 천 씨는 4주간 일하기로 했고 사고가 난 이날이 마지막 근무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 씨의 가족은 “뉴스를 보고 아들이 일하는 회사에서 사고가 난 것을 알았다. 아르바이트지만 난생 처음 일한 직장에서 이런 사고를 당해 가슴이 찢어진다”며 오열했다.

사고가 난 저장조는 가로 17m, 세로 10m, 높이 5m 크기로 용량은 총 700m³다. 현장을 점검한 울산소방본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 측은 “펌프 유량계와 연결된 배관에서 용접을 하다 불티가 저장조 안으로 들어갔거나 저장조에서 새어 나온 잔류 가스(메탄가스 또는 바이오가스로 추정)와 접촉하면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환경산업 측은 한화케미칼의 작업허가서를 받아 오전 8시 반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저장조 외부 작업’이라는 이유로 바깥에서만 잔류 가스를 검사하고 저장조 안의 잔류 가스 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은 공업용 재료와 포장용 필름, 완구류 등의 소재가 되는 폴리염화비닐(PVC) 원료를 연간 32만7000t가량 생산한다. 직원은 260여 명이다. 고용노동부는 사고가 난 울산2공장에서 진행 중인 공장 설비 증축 공사 중지를 명령하고 공장 전체의 종합진단 명령도 함께 내렸다. 울산지방경찰청은 경찰관 45명으로 수사본부(본부장 김녹범 울산남부경찰서장)를 꾸리고 과실 여부와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날 경영진에게 “사고 희생자에게 한화 임직원 사고에 준하는 보상 및 지원과 함께 공장 가동 정지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철저하게 사고 원인을 조사하라”고 강조했다.

울산=정재락 raks@donga.com  / 김창덕 기자 
#한화케미칼#폭발사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