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의 國共 수뇌회담… 시진핑 “兩岸은 운명공동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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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중국 ‘92공식’ 유지 재확인… 대만 脫중국 움직임에 경고 메시지
국민당 주석 “AIIB 가입 희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와 주리룬(朱立倫) 대만 국민당 주석이 4일 오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국공 수뇌 회담’을 했다. 양안(중국 대륙과 대만)의 현직 주석들이 회담한 것은 2009년 5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 우보슝(吳伯雄) 전 대만 국민당 주석 회담 이후 6년 만이다.

시 주석은 회담장인 푸젠(福建)청 문밖까지 나와 대만 대표단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푸젠청은 2005년 4월 29일 후 당시 국가주석이 60년 만에 처음으로 대만의 롄잔(連戰) 당시 국민당 명예주석과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던 곳이다. 이처럼 회담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됐으나 시 주석의 메시지는 시종일관 분명했다. 대륙과 대만은 결코 ‘둘’이 아니며 ‘하나’라는 것이다.

그는 “양안 관계는 새로운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뗄 수 없는 운명공동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안 관계가 평화와 발전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92공식(共識)’을 유지하고 ‘대만 독립 반대’의 정치적 기초를 견지해야 한다”고 했다. ‘92공식’은 1992년 홍콩에서 양측 대표기구인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와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의 해석에 따른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말한다.

시 주석은 “92공식 부정은 양안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법리적 기초에 도전하는 것”이라면서 “‘일변일국(一邊一國·양안에 국가가 한 개씩 존재한다)’과 ‘일중일대(一中一臺·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는 민족과 국가, 인민의 근본이익을 훼손하고 양안 관계 발전의 초석을 흔드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시 주석은 “국공(국민당과 공산당) 양당은 양안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훼손하는 언행에 명확하게 반대해야 한다”는 말로 대만 독립 추구 세력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이는 대만에서 지난해 3월 발생한 ‘해바라기 혁명’(학생들의 입법원 점거 농성 및 시위)과 11월 지방선거에서 친중국 여당인 국민당의 참패 등으로 ‘중국 이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시 주석이 내년 1월 대만 총선에 개입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주 주석은 “92공식을 2005년 국민당 강령에 포함시켰다. 국민당은 중국 대륙과의 점진적인 통일을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주 주석이 이날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기를 원한다는 의견을 피력하자 시 주석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어긋나선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아 “우리는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시 주석은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에서 나아가 ‘취동화이(聚同化異·같은 것은 취하고 다른 것은 화해한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생각이 옳으면 이를 행동으로 옮기되 그 옮기는 것을 시기에 맞게 한다(慮善以動 動惟厥時)’란 고전 문구도 사용했다.

시 주석과 회담을 마친 주 주석은 이날 오후 베이징 외곽 샹산(香山) 공원 내 쑨원(孫文)의 의관총을 방문한 뒤 대만으로 돌아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시진핑#베이징#수뇌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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