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비극의 숫자 어디서 멈출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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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된 사망자만 7000명 넘어… 접근 힘든 산악지역 집계조차 못해
101세 노인 등 4명 ‘기적의 구조’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에 있는 랑탕 마을에서 네팔 대지진 여파로 숨진 사람 51명이 새로 발견됐다. 이들 중 6명이 히말라야 등반에 나섰던 외국인으로 밝혀졌다.

BBC 등 외신은 “랑탕 마을 호텔과 민박집에 머무르던 사람들이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자 미처 피신하지 못하고 숨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네팔에서 여행 중이던 유럽인 1000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외국인 사망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적의 생환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2일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80km 떨어진 한 산간마을에서 101세 남성 노인이 무너진 집 잔해 속에 파묻혀 있다가 지진 발생 7일 만에 구조됐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 노인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에도 무너진 가옥과 산사태 흙 속에 파묻혀 있던 여성 2명과 남성 1명이 추가로 구조됐다. 현재 네팔에서는 세계 20여 개국에서 파견된 다국적 구조팀이 피해자를 찾아내는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네팔 내무부는 지난달 25일 대지진으로 2일 현재 사망자 7056명, 부상자 1만4123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외국인 54명, 네팔군 장병 9명과 경찰 4명이 포함됐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네팔 정부는 자국민 사망자 1인당 장례비 400달러를 포함해 모두 1400달러를 유족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도로가 복구되지 않아 접근이 힘든 산간지역의 사망자는 집계되지 않아 전체 사망자가 1만5000명을 넘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유엔 추산 결과 대지진의 직접 피해를 본 주민은 네팔 전체 인구 2780만 명의 4분의 1 이상인 810만여 명으로 나타났다.

네팔 정부가 이재민 구호를 비롯한 사태 수습에 우왕좌왕하고 있어 현지인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각국에서 도착한 수백 t의 구호품이 까다로운 통관 절차와 인력 부족 때문에 카트만두 공항과 인도 국경에 묶여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특히 많은 트럭 운전사들이 지진 피해를 본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을 돕고 있어 공항에는 운송 수단과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나마 세관을 거친 일부 물품은 불필요하다며 반송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네팔 정부는 참치나 마요네즈 같은 불필요한 물품들을 받았다면서 세관 당국이 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물품을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네팔에 2일 긴급 파병된 미군 해병대 100여 명과 군용기 6대, 헬기 2대 등 군사 장비들도 까다로운 통과 절차 때문에 예정보다 하루 더 공항에 묶여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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