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2015달러… 강정호, 누가 찍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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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출신 야수 역대 3위 해당… 최고가 응찰 구단 안밝혀 소문 무성
필라델피아-보스턴-컵스 등 꼽혀… 강 “포지션 바뀐다면 3루수 원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응찰액 500만2015달러를 제시받은 넥센 강정호가 21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방망이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응찰액 500만2015달러를 제시받은 넥센 강정호가 21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방망이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아무도 모른다. 미국으로 떠날 준비를 마친 당사자도 모른다. 프로야구 넥센 강정호(27)는 2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나를 영입하겠다는 구단을 알지 못한다. 나를 정말 필요로 하는 팀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전날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금액으로 500만2015달러(약 55억 원)를 적어낸 메이저리그 팀이 있다고 넥센에 알렸고, 넥센은 곧바로 포스팅 응찰액을 받아들였다.

이적료 격인 포스팅 응찰액 500만2015달러는 아시아 출신 야수 중에서는 스즈키 이치로(1312만5000달러), 니시오카 쓰요시(532만9000달러)에 이어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만큼 강정호가 포스팅에 응찰한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있다는 증거다.

강정호는 “포스팅 금액을 전해 듣고 ‘진짜 간다’는 느낌이 몸으로 와 닿았다. 시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꾸준하게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에 가서 ‘아시아 야수는 안 된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저리그에서도 유격수로 뛰고 싶지만 사정상 어렵다면 2루수보다는 3루수로 뛰고 싶다. 3루수가 더 편하다”며 “유격수로 뛴다면 타율 0.260∼0.270, 15홈런 정도 치면 첫해 성공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강정호와 함께 아시아 내야수에 대한 편견을 깰 팀은 어디일까. KBO에서 포스팅 수용 의사를 전달하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최고 응찰액을 적어낸 메이저리그 구단을 즉시 공개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메이저리그 사무국 직원들이 근무하지 않는 주말이 낀 탓에 구단 공개가 늦춰지면서 온갖 추측이 무성하다.

막막하기는 미국 현지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응찰을 포기한 구단’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응찰 팀을 알아내려 하고 있다. 일단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더 몬스터’ 류현진(27)이 뛰는 LA 다저스와 최근 공격적으로 선수를 영입하고 있는 샌디에이고를 포함해 14개 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교민이 많이 사는 뉴욕 연고 팀인 양키스와 메츠도 강정호 영입 경쟁에서 발을 뺐다.

이 과정에서 필라델피아가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필라델피아는 최근 베테랑 지미 롤린스(36)를 다저스로 트레이드하면서 유격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보스턴 역시 다저스에서 영입한 핸리 라미레스(31)를 좌익수로 기용할 예정이어서 유격수가 필요하다. 비교적 내야 자원이 풍부하지만 이번 겨울 화끈하게 돈보따리를 풀고 있는 시카고 컵스가 유력하다는 견해도 있다. 한국 프로야구 SK 등에서 뛰었던 C J 니코스키 폭스스포츠 칼럼니스트는 “2015달러처럼 자투리 금액을 응찰액에 적어내는 건 컵스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강정호는 “팀은 동부든 서부든 관계없다. 미국에서도 믿고 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런데 처음엔 시간이 필요하니까 얼마나 나를 신뢰해주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강정호#필라델피아#지미 롤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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