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히말라야의 눈물이다, 거친 강줄기… 카약에 실린 생명, 도전은 늘 아름답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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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를 찾아서]히말라야 횡단4·끝

히말라야 계곡을 헤쳐 오다

2400km 히말라야의 만년설은 녹은 뒤 계곡을 타고 강을 따라 바다로 향한다. 그리고 다시 바다에서 만들어진 수증기는 구름이 되어 비를 내리면서 산과 대지를 적신다. 강물은 히말라야의 눈물이기도 하다. 어쩌면 6개월 동안 찾아 헤맨 샹그릴라는 이 아름다운 지구라는 생각이 든다.

원정대는 네팔 무스탕 계곡의 차가운 물길을 따라 칼리간다키 강을 타고 노를 저어갔다. 이곳 상류는 강한 급류로 유명하다. 필자는 이제 카약을 시작한 지 1년 밖에 안 된 작은 물고기다. 그러나 함께한 바부 수누아르는 네팔 카약챔피언이며 히말라야 전역의 200개 강을 탐험했다. 강호 대원 역시 급류 카야커로 한국의 강과 외국의 여러 강을 경험했다.

시작부터 필자의 도전 범위를 넘는 위험천지의 물길 속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30번 넘게 수영으로 탈출해야 했다. 소용돌이치는 급류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한동안 우주의 무중력상태와도 같이 유영하며 물에 몸을 맡겨야 했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물에 잡혀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불가능한 것을 돌파하겠다는 식의 도전은 위험하다. 도전은 자신이 설정한 한계에 대한 도전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인간은 물을 잡을 수 없고 바람을 거스를 수도 없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물길은 보이지 않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왔다. 멀리서 들려오는 물소리가 계곡의 형태를 알려주고 있었다.

위험은 언제나 곁에 있고 의지는 항상 마음속에 있다. 두렵지 않다면 그것은 도전이 아니다. 직벽의 산처럼 큰 파도를 향해 돌진하는 길만이 살길이다. 그리고 그 도전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았다. 파도를 파고드는 용기를 가져야겠다. 이제 6개월의 기나긴 원정은 끝났다. 그러나 우리 삶의 원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두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대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올린다.

매일 매일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는 자가 진정한 탐험가다.

글·사진=박정헌 원정대장

박정헌 원정대장은 7월 16일부터 걷기와 자전거, 패러글라이딩, 카약 등을 이용한 무동력 히말라야 횡단에 도전했다. 박대하, 강호, 박상현 등 한국인 대원과 사노 바부 수누아르(네팔), 라주 라이(인도) 등의 대원들이 박 대장과 함께했다.
#히말라야#카약#도전#네팔 무스탕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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