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스타’ 강수일, 슈틸리케가 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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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아버지-한국인 어머니 다문화 선수 “아시안컵 대표 뽑히자” 제주 전훈 구슬땀

국내 유일의 다문화가정 출신 현역 프로축구 선수로 처음 축구 국가대표로 선발된 강수일(27·포항·사진)의 꿈은 스페인으로 향해 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을 대비한 국가대표팀 제주 전지훈련(15∼21일) 명단에 포함돼 훈련 중인 강수일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29경기에서 6골 3도움을 올렸다. 그 덕택에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한 장대일(전 성남)에 이어 다문화가정 출신 선수로는 두 번째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고향인 경기 동두천에서는 일약 스타가 됐다. 최근 시장이 직접 나서 동두천 출신 김두현(수원), 김동진(무앙통)에 이어 3번째로 대표 선수가 된 강수일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제작해 도심 곳곳에 내걸었다.

비록 훈련 멤버이긴 하지만 생애 첫 태극 마크 유니폼을 입은 강수일은 최근 축구계 지인들에게 “스페인 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강수일은 “대표팀 발탁에서 중요한 건 열정과 배고픔”이라고 강조한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축구 철학에 부합하는 선수다. 강수일은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강수일은 유년 시절 아버지가 고국으로 떠난 후 홀어머니 밑에서 힘겹게 축구의 꿈을 키워왔다. 강수일은 16일 대표팀 훈련 직후 “실력이 모자란 나를 더욱 노력하게 하는 건 배고픔과 절실함이다”라고 했다.

강수일은 지인들에게 먼저 스페인 2부 팀에서 뛰어보고 1부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수일은 1987년생이기 때문에 1991년 12월 1일 이후 출생한 다문화가정 출신 한국 국적자에게 적용되는 병역 의무에서 제외됐다.

간결한 첫 터치와 드리블 능력이 장점인 강수일의 플레이 스타일은 스페인 무대와 잘 맞는다. 강수일은 제주에서 활약하던 시절 펀드매니저 출신 축구 이론 전문가인 손외태 씨가 개발한 볼 컨트롤 향상 프로그램을 접하고 개인적으로 많은 훈련을 했다. 축구공 3개로 ‘8’자 모양 드리블을 하거나 지름 1m의 큰 공 혹은 작은 테니스공으로도 드리블 훈련을 하며 발끝의 섬세한 감각을 키웠다. 몸으로 리듬을 타면서 드리블의 정확도와 속도감을 높여 자신의 스타일을 찾는 데 효과를 봤다. 강수일은 내년 시즌 포항에서 원소속 팀 제주로 임대 복귀할 예정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강수일#슈틸리케#다문화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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